
반도체가 쏘아 올린 ‘육천피’ 랠리가 한창이지만 정작 국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의 주역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자리는 없었다. 투자자들이 막연한 기대감 대신 ‘냉혹한 숫자’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인터넷주가 소외되고 있다는 평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대표주는 반짝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수 상승세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대비 네이버는 2.83% 상승, 카카오 0.32%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6%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인터넷 대표주들이 ‘육천피’ 랠리의 온기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 종목들은 지난 한 주 온기를 보였다. 네이버는 주 초 대비 19.50% 오른 11만5200원, 카카오는 7.23% 오른 6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주는 올해가 아마 최저점일 것”이라며 “실적 측면에서 특별히 부정적인 요인은 없지만,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에너지 등과 관련이 없다 보니 부각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기업에 'AI로 번 돈'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시선을 네이버와 카카오도 피해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등 AI 하드웨어 부문은 고공행진 중이지만, 정작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도 주가가 정체하고 있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현재 미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식 시장 전반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다”며 “오히려 앤트로픽·오픈AI 같은 비상장 AI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짚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색·광고·쇼핑 추천·지도 맛집 요약 등 서비스 곳곳에 AI가 이미 활용되고 있지만, 이로 인한 매출을 따로 떼어 산출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투자자들이 ‘네이버가 AI로 뭘 하느냐’고 묻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가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실물자산토큰(RWA) 등 신사업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현재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어떻게 제정될지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태”라며 “이 법안이 실제 발의되고 가시화되어야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텐데, 현재는 기대감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네이버ㆍ카카오의 상승 동력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중 AI와 관련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 역시 “AI 관련 하드웨어 업체들의 투자 사이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실제로 돈을 벌기 시작하는 시점에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며 “올해 국내ㆍ외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서비스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