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여전한 입장차⋯국방부, 주한미군 갈등 부담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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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구체적인 설명 없이 “계속 협의 중” 되풀이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날드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2026 자유의방패(FS) 연습 계획을 발표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2026.01.25 사진공동취재단

한미가 ‘자유의 방패(FS)’ 연계 야외기동훈련(FTX) 규모에 합의하지 못한 채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진행 과정은 더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의 병력과 장비 일부가 이미 들어온 상황에서 우리 군이 야외기동훈련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국방부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정빛나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야외기동훈련 축소 입장을 유지하는 이유와 그 이점이 뭔지 묻는 질문에 “한미는 동맹으로서 긴밀한 공조 하에 연합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CPX 연습기간 연합 훈련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앞서 한미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지휘소훈련(CPX)인 FS를 다음 달 9~19일 실시한다고 25일 발표했다. 그러나 FS 연계 야외기동훈련의 규모와 횟수는 확정하지 못했다. ‘협의 중’이라는 말로 입장 차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우리 군은 야외기동훈련을 연중 분산해 실시하자는 입장이고, 미군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연합훈련은 상시 연합방위태세 유지 및 능력 제고를 위해 연중 균형되게 시행할 것”이라 말했으나 라이언 도널드 한미연합사 겸 주한미군사 공보실장은 “3월 FS와 워리어실드 기동훈련이 분명히 대규모 방어적 성격을 띤 연습으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우리 군의 입장이 갑자기 변했다는 점이다. 한미가 9개월 전부터 협의하고 준비해온 데다가 훈련 참가 전력이 이미 한반도로 전개까지 된 상황에서 분산 실시를 명분으로 사실상 ‘축소’ 요구를 한 것이다. 주한미군과의 갈등은 우리 군 차원에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군과의 마찰이 반복되면서 동맹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갈등이 표면화 돼서 이렇게 나올 정도면 심각한 상황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우리 정부가 노골적으로 미국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 같은데 미국 입장에서 동맹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고 더군다나 우리는 전시작전권을 전환해서 가져 오겠다고 하는 입장에서 미국과의 불협화음은 계획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미는 DMZ 공동관리, 9·19 남북합의 복원, 서해 전투기 출격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하는 유엔군사령관의 비무장지대(DMZ) 출입 승인 권한을 통일부 장관에게도 나눠주는 여권의 DMZ법 추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왔다. 유엔군사령부는 지난해 12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군사분계선 남쪽 DMZ 구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사업은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이라고 했다. DMZ법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달 초 국방부는 DMZ 남측구역 중 철책 남쪽은 한국군이 관할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유엔사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대로 비행금지구역 재설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은 한국군 스스로 대비 태세를 제약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서해 전투기 대치를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주한미군은 18∼19일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들을 서해상으로 100회 이상 출격시키는 대규모 훈련을 벌였다. 당시 중국 전투기들이 대응해 출격하면서 한때 서해상에서 미중 전투기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상황을 보고 받은 안규백 장관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이후 주한미군이 사과를 했는지 여부를 놓고 한밤중에 입장문까지 발표하는 등 진실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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