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 틈새에 ‘그림자 교역’ 급증
엔비디아 H200 칩 대중국 수출 ‘전무’
중국 반도체 밀수 의혹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세관 격인 해관총서 집계에서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했다고 신고한 금액이 미국 측 통계에 잡힌 수입액보다 1120억달러(약 161조원) 더 컸다.
관세를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은 ‘DDP(Delivered Duty Paid)’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해외 판매자가 운송·통관·관세 납부까지 모두 책임지는 방식이지만, 실제로는 물품 가치를 축소 신고하거나 오분류해 관세를 줄이는 식이다. 구매자는 위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낮은 가격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사기꾼들은 이 과정을 유령 회사나 비거주 법인체를 수입자로 등록하는 것과 결합한다. 당국이 수사에 나섰을 때는 이미 문을 닫은 유령 회사의 허위 주소나 전화번호를 발견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 많은 미국 기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이메일 등을 통해 “관세 포함 ㎏당 0.7달러에 중국에서 미국까지 운송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있다. 물품 가격이 아니라 무게 기준으로 ‘올인 요금’을 제시하는 방식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다. 디지털 물류 플랫폼 플렉스포트의 라이언 피터슨 최고경영자(CEO)는 “완제품 관세는 물품 가치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당 정액 요금은 구조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며 “명확한 사기”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단속 역량이다. 한 미국 관리는 국토안보부(DHS)가 세관국경보호국(CBP)과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관할하는데, 최근 글로벌 무역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여러 부서의 자원과 인력이 이민 단속 업무로 재배치됐다고 전했다. 불법 이민자 단속에만 주력하다 보니 이런 관세 회피를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한편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H200’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판매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피터스 상무부 수출단속 담당 차관보는 이날 의회 증언에서 “중국에 판매 승인된 엔비디아 H200 칩은 현재까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이 대미 수출은 물론 첨단제품 수입에서도 편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터스 차관보는 “반도체 밀수는 존재하며 현재 진행 중”이라며 “주목하는 모든 이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법을 따르지 않으면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