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코스닥을 혁신의 시장으로,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전환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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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태년 의원실

대한민국 경제는 저성장과 산업 대전환이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로봇,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자본과 기술의 확보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주요 선진국은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혁신 기업을 뒷받침할 자본시장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본시장이 혁신기업의 성장과 장기투자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산업 경쟁력 또한 지속되기 어렵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지수 상승이 아니라 혁신기업이 성장하고 머무르는 건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코스닥은 기술과 창업, 혁신기업을 위한 시장으로 출범했지만 오랜 기간 코스피 중심의 단일 거래소 구조 속에서 정체성과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 상장·감시·퇴출이 사실상 동일한 틀 안에서 운영되면서 성장 단계 기업에 맞는 신속하고 책임 있는 시장 운영이 어려웠다. 그 결과 시장의 신뢰와 경쟁력이 약화됐고 혁신기업이 성장하고 머무르기보다 이전을 고민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지금의 코스닥은 혁신기업을 위한 시장이라기보다 ‘잠시 머무는 시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혁신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코스닥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이 필요하다. 성장 단계 기업에 적합한 상장과 퇴출, 공시와 감시, 투자자 보호 체계는 코스피와 동일한 틀로는 설계될 수 없다. 코스닥이 혁신기업 중심 시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시장 특성에 맞는 독립적 운영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신뢰 회복도 빼놓을 수 없다. 시장이 신뢰를 잃으면 자본은 떠나고 혁신도 멈춘다. 지금의 코스닥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까지 시장에 남아 있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를 방치한다면 투자자 보호도, 시장의 미래도 없다. 부실기업 정리는 선택이 아니라 시장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기업은 비전과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장기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에게 명확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결과로 신뢰를 증명하는 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자본이 다시 혁신으로 흐른다.

단기 투기 중심의 시장 구조 역시 바로잡아야 한다. 빚투와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는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키우고 시장의 변동성을 높인다. 코스닥은 장기·분산·가치투자 중심 시장으로 정착돼야 한다. 자본이 투기가 아니라 혁신으로 이동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거래소 지주회사 제도 도입을 통해 시장별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독립적인 시장감시 체계를 구축해 공정성과 신뢰를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성장 단계 기업에 맞는 신속한 상장과 퇴출 기준을 명문화하고, 중복상장과 부실기업 관리 기능을 강화해 시장의 신뢰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이는 코스닥을 더 이상 ‘경유 시장’이 아닌, 혁신기업이 성장하고 머무를 수 있는 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이다.

과거에도 코스닥 개편 논의는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본질과 무관한 정치적 논쟁이 반복되며 개혁이 좌초된 경험이 있다. 지역 갈등과 이해관계가 앞서면서 시장 구조 혁신이라는 핵심 과제가 뒤로 밀려났다.

이번 개혁은 과거와 달라야 한다. 코스닥 구조개편의 목적은 혁신기업 성장의 중심 시장으로 기능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번 개편에서 거래소 이전 등은 검토 대상조차 아니다. 이를 연결시키는 것은 근거 없는 우려이자 개혁의 방향을 왜곡하는 주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개혁이다.

코스닥 개혁은 단순한 시장 개편이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전략이다. 미래 산업은 장기 자본과 위험 감수 능력을 필요로 한다. 혁신기업이 국내에서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이 성장 인프라로 작동해야 한다.

코스닥의 미래는 단기적인 수치가 아니라 구조적 신뢰와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 시장이 기업을 선별하고 기업이 투자자와 신뢰를 구축하며 자본이 생산적 분야로 이동하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선택의 시간이 아니라 결단의 시간이다. 코스닥을 혁신과 신뢰의 시장으로 되돌리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도 없다. 생산적 금융을 통해 자본이 미래 산업과 혁신기업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 자본시장 대전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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