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대표 비공개 증언, 7시간 동안 마라톤 조사 진행
무역법 301조 조사와 연계 가능성, "모든 조치 열려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쿠팡 규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규정하고 고강도 비공개 조사를 벌였다. 쿠팡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한국과 미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통해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레이번 하원 빌딩에서 열린 비공개 증언(deposition) 절차에 출석했다. 조사는 오전 9시 42분부터 오후 5시까지 약 7시간 동안 이어졌다. 점심시간에도 샌드위치 도시락을 반입해 조사를 계속할 만큼 긴박하게 진행됐다. 공화당과 민주당 보좌진 및 변호사들이 1시간씩 번갈아 가며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질의를 던졌다.
앞서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소환장을 통해 한국 정부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피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쿠팡을 표적 공격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인 임원을 기소하려는 움직임이 최근의 무역 합의와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하원 법사위 대변인은 조사 직후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였다"라며 "입법을 포함한 모든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과 맞물려 한미 통상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무역법 301조 조사를 준비 중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합리한 차별 행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이미 지난달 이 조항을 근거로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따라서 로저스 대표의 이번 증언은 향후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다만, 쿠팡은 조사 종료 후 로버트 포터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 책임자 명의로 성명을 내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포터 책임자는 "오늘의 의회 증언으로 이어진 한국에서의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건설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양국의 경제 관계 개선과 안보 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쿠팡에 대한 국내 수사가 통상 이슈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사안이 아니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