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방향·기술 정체성 재정의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사명을 바꾸고 있다. 단순한 이미지 쇄신이 아니라 사업 방향과 기술 정체성을 다시 정의하려는 모양새다.
2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대ADM바이오는 사명을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Penetrium Bioscience)’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새 사명인 페니트리움바이오사이언스는 △암 조직의 장벽을 뚫고 들어가는 침투력(Penetration) △암 정복의 승리(Triumph) △자사 핵심 약물 페니트리움(Penetrium) 명칭을 계승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명 변경은 다음 달 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기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중심 사업에서 전립선암·폐암·유방암 등 난치성 암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신속히 추진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및 기술이전(License-out) 등 사업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등 신약개발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동제약그룹 계열사 일동생활건강도 이달 4일 사명을 ‘일동헬스케어’로 변경했다. 건강 증진 및 관리 분야에서 쌓아온 일동제약그룹의 기업 이미지와 정체성을 계승하고 사업영역, 지향점 등을 직관적이고 현대적으로 나타낸 이름이다.
회사 측은 컨슈머 헬스케어 시장에서 영위해온 기존 사업에 더해 건강관리 전반으로 영역을 다각화하고 세분화하고 차별화된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는 확장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 기업 뉴라클제네틱스 역시 지난해 12월 사명을 ‘엘리시젠(Elysigen)’으로 바꿨다. 기존 사명인 ‘뉴라클제네틱스’가 신경과 유전학 중심의 기술적 출발점을 상징했다면 엘리시젠은 유전자치료 기술을 통해 질병으로부터의 자유라는 보다 확장된 미래 가치를 지향하는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직관적이고 확장성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임상·사업 개발을 아우르는 전략적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최대주주였던 뉴라클사이언스와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목적도 담겼다. 엘리시젠은 과거 뉴라클사이언스와 일부 기초 플랫폼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두 회사를 동일한 기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사명 변경 증가를 바이오산업 환경 변화의 단면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연구개발(R&D) 기대감만으로 기업 가치가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사업 모델과 기술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사명을 바꾸는 건 일반적으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라면서도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기업가치를 재평가받는 시기는 지나갔다.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따라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기대 대비 실망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