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에도 ESG금융 2000조 돌파…"일관된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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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IF ‘2024 ESG금융 백서’ 발간…민간 부문 5년 만에 역성장
환경 부문 비중 17% 불과…3.8조 LNG금융 ‘그린워싱’ 논란도

▲2024 ESG금융 현황 및 영역별 규모 (자료출처=KOSIF 2024 한국 ESG금융 백서)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으나 고금리와 정책 불확실성 여파로 민간 부문 성장이 꺾이며 시장 역동성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간한 ‘2024 한국 ESG금융 백서’에 따르면 2024년말 국내 ESG금융 규모는 201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대비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수치지만 연간 증가율은 전년(24.1%) 대비 대폭 하락한 8.9%에 그치며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특히 민간 부문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민간 금융기관의 ESG금융 규모는 2023년 대비 0.6% 감소하며 지난 5년간 이어온 성장 흐름이 처음으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반면 공적 금융은 12%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77.4%를 차지하면서 공공 의존도가 더욱 심화됐다.

영역별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사회적 금융이 763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72.3%를 차지해 압도적이었으나 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의 정책성 대출이 실적을 주도한 결과로 분석됐다. 반면 탄소중립 이행의 핵심인 환경(E) 영역은 180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17.1%에 불과했다.

실질적인 녹색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 지표인 지속가능연계대출(SLL) 잔액은 4조700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20.6% 급감했다. 금융권이 리스크 관리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고탄소 산업의 체질 개선을 돕는 금융 공급을 기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워싱’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화석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지원한 3조8000억 원을 ESG금융 실적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녹색 자금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해 녹색금융과 전환활동 지원 금융을 분리하여 공시하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영호 KOSIF 이사장은 “금융산업은 규제와 정책에 극히 민감하다”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적 신호와 함께 ESG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공시 의무화 등 인프라 선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지속가능성 정보는 이제 금융 의사결정의 핵심 요소”라며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비교 가능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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