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시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국민 기본권 더 고려
변호사 입장에서는 "사건 늘어 반대할 이유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신경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재판소원법은 기존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은 24일부터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판소원법 등 사법개혁 법안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안대로 처리할 계획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23일 출근길에 사법개혁 법안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특히 재판소원과 관련해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고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며 "일부에서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지만 우리 헌법은 독일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앞서 헌재는 13일 재판이 헌법에 어긋나는 경우 내부적으로는 심급제도를 통해, 외부적으로는 헌법재판 권한을 가진 헌재를 통해 교정하는 것이 이원적 사법 체제를 택한 헌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사실상 '4심제'가 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헌재는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한 기본권의 의미와 효력에 관한 헌법 해석을 최고·최종의 헌법해석기관으로서 다시 심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법원도 18일 "패소 당사자는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하려고 할 것이고, 결국 국민은 4심제의 희망 고문과 소송 지옥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법학계에서도 4심제가 '시간 끌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국민 기본권이 더 보장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에게는 시간을 끄는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국회의원이 재판받을 경우, 임기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주백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 입장에서는 행정권에 의한 기본권 침해는 헌법소원이 가능한데 왜 법원의 재판만 예외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나올 수 있다"며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법원이 국민의 기본권을 더 깊이 있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재판 지연이 문제라고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4심제를 하는 게 과연 우리 사회 시스템에 적합한지는 의문"이라며 "소송을 진행하는 일반 개인은 경제적인 부분이 부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절차가 늘어나는 자체는 변호사 개인 입장에서 사건 수 확대라 크게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 역시 "변호사로서는 파이가 커지는 일이라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재판소원법이 통과한다면 헌법재판소 출신의 변호사들은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