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 제한을 둘러싼 막판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분 규제 도입이라는 큰 원칙은 유지하되, 업계 반발을 고려해 거래소 규모에 따른 차등 적용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약 80분간 의견을 나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공동대표를 비롯해 코빗·스트리미 임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및 한국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는 이날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최대주주 지분율 제한 조항에 대한 입법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에 인가제를 도입해 공적 지위를 부여하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지배구조 분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거래소와 DAXA 측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그동안 창업주와 주요 주주의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신산업의 성장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점유율 50% 이상 대형 거래소에는 15~20%를 적용하고, 그 외 사업자에는 최대 30% 안팎까지 허용하는 차등안이 절충 방안으로 언급된다.
차등 적용이 현실화하더라도 지분 규제는 국내 5대 거래소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25.5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 코인원은 차명훈 대표가 개인회사 지분을 포함해 53.44%를 보유하고 있다. 코빗은 NXC가 60.5%,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바이낸스가 67.45%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다.
진행 중인 대형 거래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논의,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미래에셋그룹은 13일 코빗 지분을 대거 인수한다고 공시했으며, 거래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율은 92.06%에 이른다. 대주주 지분 제한이 도입될 경우 이 같은 인수합병 구도 역시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