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헌문란 목적 없어”…국회 봉쇄·병력 투입 관여 부인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대장) 측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고, 국회 봉쇄나 군 병력 투입을 지시·승인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 수뇌부 사건과 병합 심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23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총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박 전 총장도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박 전 총장 사건을 여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 군 수뇌부 사건과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현역 군 장성 신분으로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나, 전역 후 민간인 신분이 되면서 사건이 대전지법 논산지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병합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송 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전 총장 측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전면 통제 지시와 특전사 헬기 국회 투입 승인 등 주요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했다. 박 전 총장 측은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다”며 “(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 지하 벙커에 머무르며 외부 상황을 TV로만 파악했을 뿐 국회 봉쇄나 병력 투입을 지시·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국회 전면 통제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반면 특검팀은 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증인신문 결과 등을 토대로 박 전 총장이 육군본부 작전라인을 통해 특전사 헬기 투입 승인 절차에 관여했고,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의 통화 등을 통해 국회 통제에도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조 전 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내달 16일 군 수뇌부 사건과 병합해 공판을 진행하고, 4월 30일 조 전 청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박 전 총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돼 상부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명의로 포고령을 발표하는 등 계엄 상황에 깊숙이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비상계엄 선포 후 육군본부 등에 대한 지휘 통솔권을 남용해 군 병력의 국회 투입을 조력하는 등 소속 군인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도 있다.
한편 법원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은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