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값 논란 확산…정부 전수조사 착수, 서울 학교 74% “생활복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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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지시에 범정부 점검 착수
상한가 제도·담합 의혹 들여다본다

▲교복을 고르고 있는 가족.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뉴시스)

교복 가격이 60만원에 육박한다는 지적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언급으로 고가 교복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서는 정장 형태의 교복만 착용하는 학교가 전체의 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정장형 교복의 필요성과 가격 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 정례브리핑에서 “교복 구매 실태 전수조사 결과 발표 시점은 관계 부처 및 시·도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교복 가격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가격 적정성과 제도 개선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교육부는 20일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등 관련 부처와 합동 회의를 열고 ‘교복 제도 관련 부처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초·중·고교의 교복 구매 실태를 전수조사해 가격 구조와 구매 방식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현재 교복 가격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매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정하는 ‘상한가 제도’로 관리된다. 지난해 상한가는 34만4530원으로 전년 대비 2.6% 인상됐고 올해는 동결됐다. 내년도 상한가는 오는 3월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상한가 적용 범위는 동·하복 1세트에 한정돼 있어 체육복이나 추가 구매 비용은 별도 부담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복을 패키지 형태로 구매하는 관행도 이어져 학부모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복 업체 간 담합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경북 구미 지역 교복 대리점들이 공동구매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불공정 행위 여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업체들의 담합이나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협동조합 활성화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겠다”며 “정장 형태 교복이 꼭 필요한지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학교 현황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날 공개한 ‘중·고교 교복 운영 현황’(2025년 8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관내 712개 중·고교 가운데 정장형 교복만 착용하는 학교는 51곳(7.2%)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530개교(74.4%)는 정장형 교복과 생활복을 병행 운영하고 있었고 103개교(14.5%)는 생활복만 착용했다. 사복 등 완전 자율 복장을 허용한 학교는 28개교(3.9%)였다. 결과적으로 전체 학교의 92.8%는 정장형 교복이 없어도 등하교가 가능한 셈이다.

생활복은 학교 로고가 부착된 티셔츠나 후드집업, 바지·치마 등 활동성이 높은 복장으로 구성된다. 실용성과 관리 편의성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아 일부 학교에서는 3년 내내 생활복만 입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은 “교복 착용 여부와 운영 방식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며 “학생의 편의성과 활동성, 학부모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생활복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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