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 법인은 4월10일까지 조기 지급…유동성 지원 효과 3조원

최근 경기 회복 흐름이 일부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산업·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K자형 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세청이 경영 여건이 악화된 법인 10만개를 대상으로 법인세 납부기한을 3개월 직권 연장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산업별 양극화 흐름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연장 대상은 지난해 2만1000개에서 올해 10만개로 약 5배 확대됐으며, 납부기한 연장과 환급 조기지급을 합친 유동성 지원 효과도 45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어 약 7배 수준으로 커졌다.
국세청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12월말 결산 법인의 2025사업연도 법인세 신고·납부와 관련해 이들 기업의 납부기한을 6월30일까지 3개월 직권 연장하고, 환급세액이 발생한 법인은 법정 지급기한(4월30일)보다 앞당겨 4월10일까지 조기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심욱기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최근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고금리·고환율 지속 등으로 수출기업과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 여건이 빠듯해졌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며 “특히 철강·석유화학·건설업과 위기지역 소재 기업의 매출 감소가 확인되는 상황에서 세정 차원의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세정지원 대상은 △매출이 감소한 수출 중소·중견기업 1만3000개 △석유화학·철강·건설업을 주업으로 하면서 매출이 감소한 중소·중견기업 6만5000개 △여수·포항·서산 등 고용·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소재 중소·중견기업 2만6000개다. 중복을 제외하면 총 10만개 법인으로 지난해 2만1000개와 비교하면 약 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납부기한 연장과 환급 조기지급을 합친 유동성 지원 효과도 지난해 4500억원에서 올해 약 3조원으로 추산돼 규모 면에서도 약 7배 수준으로 늘었다. 보호무역 강화와 주력 산업 부진 등 복합적 여건 악화를 고려해 지원 범위를 넓혔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한편 이번 직권 연장 대상과 별도로 2025사업연도 법인세 신고 대상 법인은 총 118만개다. 영리법인과 수익사업이 있는 비영리법인,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 등이 포함되며 전년보다 3만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12월말 결산 법인은 3월31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 다만 연결납세 적용 법인과 성실신고확인 대상 법인은 4월30일까지 신고·납부할 수 있다.
외부감사 대상 법인이 감사 종결 지연으로 결산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3월30일까지 신고기한 연장을 신청하면 4월30일까지 신고가 가능하지만, 연장 기간에 대해서는 연 3.1%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납부세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면 분납도 가능하다. 2000만원 이하인 경우 1000만원을 3월31일까지 납부하고, 나머지는 4월30일까지(중소기업은 6월1일까지) 낼 수 있다. 2000만원을 초과하면 납부세액의 50%를 3월31일까지 내고, 나머지 50%는 4월30일까지(중소기업은 6월1일까지) 납부할 수 있다.
국세청은 성실신고 지원을 위해 신고도움자료 제공도 확대한다. 국고보조금 수령, 주택·토지 양도 등 누락 가능성이 있는 항목과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금액 등을 사전에 안내한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통합고용·투자세액공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등 주요 공제·감면 제도도 맞춤형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이번 신고부터 적용되는 세법 개정 사항도 있다. 부동산임대업 등을 주업으로 하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소규모 법인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 구간 세율이 9%에서 19%로 인상됐다. 통합고용세액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상시근로자 명세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며 창업중소기업감면과 통합고용세액공제는 중복 적용이 불가능하다.
심 국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성실신고가 기업의 신뢰를 높이는 출발점”이라며 “국세청은 세정지원과 함께 불성실 신고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공정하고 안정적인 조세 행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