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협상 지렛대 약화 관측
수출업체는 주문 확대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불과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오면서 최근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미ㆍ중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불거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협상 지렛대가 약화됐으며 미ㆍ중 관계 재균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백악관은 전날 대법원의 관세 판결이 나오기 전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일정을 확정해 공식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정치학자는 “트럼프의 관세 카드라는 지렛대는 사라졌다”면서 “트럼프가 약해진 만큼 중국은 판결 이전에 고려하던 것보다 더 적은 양보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런민대의 스인훙 국제관계학 교수는 “판결이 트럼프의 무역 협상력을 약화시킨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이것이 중국의 우위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의 거래적 성향을 고려하면 중국은 트럼프가 성과로 포장할 수 있는 양보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중국은 유의미한 양보를 제안할 재정적 수단과 지정학적 여지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상대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마틴 초르젬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관세는 법적으로 훨씬 견고한 메커니즘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 이번 판결의 영향을 덜 받는다”면서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 국가들에 대한 실질 관세율이 중국보다 더 크게 낮아지는 등 오히려 중국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무효화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무역규제 수단을 동원할 경우 중국이 이를 도발로 받아들이면서 휴전 국면이 흔들리고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중국 수출업체들은 이번 판결과 트럼프의 방중이 무역 안정성과 신규 주문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 징톈몰드그룹의 왕루청 회장은 “트럼프의 관세가 불법이라는 판결은 미국 사업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 바이어들의 관세 부담이 줄어들면 주문이 늘고 가격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 비상사태’를 이유로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권한을 미 대법원이 제한했다”며 “이는 우리에게 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