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EPA가 관세에 적용된다는 법률 조항 제시 못해”
환급 문제 지적하는 소수 의견도
한국ㆍ동맹국 협상판 흔들

20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상호관세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했으며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보수 성향 대법관 2명이 다수 의견에 동참했다. 나머지 보수 성향 3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9명 중 6명을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하는 이번 판결은 드문 경우라고 NBC는 설명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대통령은 무제한의 금액과 기간, 범위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비상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행정부는 IEEPA의 문구가 관세에 적용될 수 있다고 의회가 명시한 어떠한 법률 조항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우린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카바노 대법관은 “이번 판결이 향후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크게 제한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정부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법원 판결은 단기적으로 또 다른 심각한 실질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그중 하나는 환급”이라며 “수십억 달러 환급은 재무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미국 전역 800여 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연합체인 ‘관세는 우리가 낸다(We Pay the Tariffs)’는 관세 환급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법적 승리는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에 실질적인 구제책 없이는 무의미하다”며 “정부가 지금 취해야 할 책임 있는 유일한 조치는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에 신속하교 효율적이며 자동으로 환급해주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판결이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모든 관세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일례로 다른 법률을 적용해 부과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대신 국가별로 매긴 상호관세는 이전처럼 IEEPA를 근거로 삼을 수 없게 돼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 위법 판결 시 다른 법률을 이용해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적 있다.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마저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우리 정부와 기업도 다시 관세 불확실성에 놓이게 됐다. 당장 상호관세가 멈춘 것은 비용 부담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머지않아 대체 관세를 꺼내 든다면 거기에 맞춰 다시 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대법원 판결문을 검토한 후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