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요구 잇따를 가능성
트럼프 정부, 협상 레버리지 상실 불가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입각해 발동한 이른바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들과의 통상 합의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미국 통상정책의 한 축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관세를 지렛대로 삼아 협상을 밀어 붙여온 트럼프식 통상 전략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주요 교역국과의 합의에도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한국 등 주요 경제국들이 미국과 개별적으로 타결한 무역 합의가 그대로 유지될지 의문이 제기된다. 관세를 전제로 한 합의 조항이 무력화될 경우 재협상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과 협상 중인 다른 무역 협정들도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지난달 홈페이지에 올린 ‘대법원 판결과 한국’이라는 제목의 뉴스레터에서 “판결로 인해 한미 무역투자 기본협정에 따라 관세가 0%로 낮아질 수 있으며, 공동 팩트시트에 열거된 협정의 나머지 조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판결 이후에도 다른 법적 권한을 통해 관세 수입을 충분히 재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연성과 협상 레버리지 상실은 피치 못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설령 패소하더라도 법적 근거를 변경해 상호관세나 펜타닐 관세와 유사한 관세를 계속 징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대법원이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와 관련해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전체 세수 측면에서 거의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계속 징수할 우리의 능력”이라며 “다만 의문스러운 점은 미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변화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협상력을 위해 관세를 활용할 유연성을 상실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