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 몰린다⋯시중은행, ‘송금 창구’서 ‘투자 파트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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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FDI 123억 달러⋯전년 대비 35% 증가
전담 조직·특화 점포 확대⋯외환 넘어 기업 금융 경쟁
“투자 환경 안정화되면서 관심 상승⋯FDI 확대 전망”

(뉴시스)

#. 유럽에 있는 A사는 최근 국내 한 제조회사의 공장 설립을 위해 약 165억원을 투자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투자 방식이었다. 외국환 규정 검토와 투자 신고, 계좌 개설, 자금 이체, 환전 및 주금납입까지 절차는 복잡했다. 이 과정에서 NH농협은행의 외국인직접투자(FDI) 특화자문센터가 실무 지원에 나섰다. 해외에서 송금된 투자금은 올해 1월 국내로 유입됐고, 원화 환전 후 주금납입이 완료됐다. 은행과 증권사가 연계해 투자 상담과 금융 절차를 병행한 사례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FDI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단순 환전·송금 창구에 머물던 외환 업무가 외국 자본 유치의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FDI 거래금액(도착 기준)은 총 122억9000만달러(약 17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1억2000만달러·약 12조8000억원)보다 35%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1~2월 기준 합산 FDI 유입 규모는 4억5300만달러(약 6300억원)에 달했다.

FDI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법인에 1억원 이상을 투자해 의결권 있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 10%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를 말한다. 지분투자를 전제로 한 5년 이상 장기차관도 FDI로 인정된다.

은행은 투자자 신고 절차, 계좌 개설, 외화 송금 등을 지원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특히 FDI는 단발성 환전 거래와 달리 외화 예치, 환전, 송금, 자본거래로 이어질 뿐 아니라 향후 대출·운전자금·프로젝트 금융 등 기업금융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외환 수수료 수익을 넘어 장기적인 관계형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큰 셈이다.

실제 국가 단위 FDI 흐름도 증가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FDI 신고액은 360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3% 증가하며 1962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 집행된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도착 금액은 147억7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3% 늘었다.

이에 각 은행은 FDI 확대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일부 은행은 투자 초기 단계에서 법무법인·회계법인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상담을 진행하고, 신고·송금·환전 등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전담 인력을 별도로 배치해 투자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두는 식이다.

국민은행은 외환사업본부 내 ‘FDI사업추진팀’을 두고 외국인 투자 대상 마케팅과 유관기관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벤처투자(KVIC)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벤처투자 분야 FDI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본점에 전담 조직인 ‘신한 FDI 파트너스’를 두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는 외국인직접투자 전략점포 31개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본점에 FDI 투자마케팅팀을 운영하며 실적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본점 FDI센터를 포함해 종로금융센터, 이태원지점, 무역센터지점, 등 10여 개 특화 영업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광화문글로벌투자WON센터, 강남글로벌투자WON센터 등 외국인 투자 관련 특화점포 2곳을 운영 중이다.

농협은행은 본부 외환사업부에서 FDI를 전담하며, 삼성역금융센터를 특화 거점으로 지정했다. 올해 상·하반기 각각 1개소씩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또 외부 전문가를 채용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 환경이 안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재차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AI 투자 확대 흐름에 힘입어 데이터 센터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입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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