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인력 10% 로봇 대체 시 연간 1.7조원 수익성 개선

완성차 업계가 인공지능(AI) 로보틱스를 앞세워 제조 혁신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글로벌 업체들이 로봇 기술을 생산 현장에 접목하며 산업 구조 재편에 나선 가운데 현대자동차도 수십조 원대 투자를 단행하며 흐름에 합류했다. 생산성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스마트 제조’ 전환이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자동차 업계의 AI 로보틱스 산업 진출 현황과 위험 요인’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AI 로보틱스 시장이 2034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3759억달러(약 524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라이다·초음파 센서·모터 등 하드웨어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앞으로는 AI 소프트웨어와 유지·관리 서비스 비중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 국가들도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자동차 업계의 AI 로보틱스 진출 목적을 ‘제조 패러다임 혁신’과 ‘공정 효율 극대화’로 설명했다. 완성차 기업은 이미 방대한 시장 데이터와 정밀 제어 기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로봇 산업으로 확장하기에 유리한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자동차와 로봇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결합하면 자율 구동형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핵심 기술로는 △STR(가상 현실 전이) △VLA(시각·언어·행동) △SDR(소프트웨어 중심 로봇)이 제시됐다. VLA는 로봇이 시각 정보와 언어 명령을 통합해 현장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도록 하는 기술이며, STR은 가상 환경에서 학습·검증한 알고리즘을 실제 공정에 즉시 적용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식이다. SDR은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능을 개선하는 구조로, 공정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기업별 전략도 뚜렷하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로보틱스 ‘아틀라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를 거점으로 실제 공정 적용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범용 AI 로보틱스 ‘옵티머스’를 공장에 투입해 실시간 데이터를 축적하며 노동력 대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이 중 약 50조5000억원을 AI 로보틱스 분야에 배정했다. 미국에는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며 아틀라스 가격은 약 13만 달러로 책정됐다. 생산 인력의 10%를 로봇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1조7000억원 수준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보고서는 “인간과 협업하는 AI 로보틱스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제조사와 운용사 간의 법적 분쟁 및 보상 체계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비정형 환경에서의 안전성 검증에 대한 한계가 존재해 AI의 판단 오류 가능성을 완벽히 배제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