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동차보험에 든 A씨를 상대로 B손해보험사가 제기한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1월 무면허운전 중 차량 시동이 켜진 채로 잠들었고, 차량은 도로 위에 정차됐다. 이후 음주운전 의심 신고로 출동한 경찰서 지구대 소속 경위의 왼쪽 다리를 차량 앞범퍼로 들이받는 대인사고를 냈다.
이 사건으로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위는 전치 6주의 치료가 필요한 비골골절상 진단을 받고 56일간 입원, 24일간 통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를 낸 A씨는 B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을 들고 있었는데, 보험계약 약관에는 무면허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보험자가 보험회사에 일정금액의 사고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인명사고를 낼 경우에는 자동차손해배상법이 정한 한도를 적용하는 ‘대인배상Ⅰ’에 더해,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우선 지급한 금액에 준해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책정할 수 있는 ‘대인배상 Ⅱ’ 항목도 포함돼 있었다.
B사는 A씨의 무면허운전 사고로 상해를 입은 경위에게 치료비 및 합의금으로 2279만 원을 지급하고, 위 조항에 따라 A씨에게 이 돈을 물어내라는 구상권을 청구했다.
피소된 A씨는 “약관이 고객에게 불리하다”며 맞섰고,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B보험사의 구상권은 인정되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르면 그 청구 한도가 “사망 또는 부상의 경우 300만원”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A씨가 300만원만 배상하면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살펴본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A씨의 보험 약관 중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적용되는 부분은 운전자에게 가입이 강제되는 의무보험인 ‘대인배상Ⅰ’ 항목일 뿐이고, 임의보험인 ‘대인배상 Ⅱ’ 항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금융감독원이 2020년 신설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국토교통부령으로 2022년 개정된 시행규칙 등에 따라 보더라도 보험사의 구상권청구 금액 한도가 삭제돼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전액을 피보험자에게 청구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등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사고부담금 상향은 중대 법규 위반 사고를 유발한 사람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라면서 “개정된 표준약관을 그대로 반영한 이 사건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거나 이례적이어서 예견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