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압박 속 안보 협의 본격화...설 이후 한미 협상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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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작년 12월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미국·캐나다·일본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세 협상 지연 여파가 안보 분야 논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핵잠, 원자력, 조선 분야를 아우르는 미국의 범정부 대표단이 이르면 이달 말 한국에 들어온다. 통상 압박이 안보 협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번 협의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우라늄 농축,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을 위한 한미 양국 간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11월 14일 발표한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는 안보 분야 협력에 대한 합의 내용이 담겨 있다.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는 것과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도 진행하기로 했는데, 차질이 생긴 분위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작년 12월 언론 브리핑 때만 해도 “내년 초 가능한 이른 시기에 미국 측 실무 대표단이 방한해 안보 사안에 대한 본격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위 실장은 “안보 분야 협의를 위해 지금 시점에 미국 협상팀이 한국에 와서 협의를 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 오지 않았고 지연되는 게 감지된다”며 후속 협의 일정을 잡는 게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미 경제 협상 이행이 지연되면서 안보 현안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압박한 이후 안보 협의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위 실장은 한미 간 경제 및 통상 현안이 상호 연계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이나 우라늄 농축,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의 합의 이행이 늦어지거나 파기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다른 분야의 이견을 이유로 안보 합의 이행에도 제동을 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달 초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통상 합의 이행 지연으로 인한 부정적 기류가 안보 등 여타 분야 협력까지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안보 협의가 지연된 가운데 양국 협상 대표단이 마주 앉을 예정이다. 외교부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이행 논의를 위해 이르면 이달 말 미국 대표단이 방한한다며 핵추진 잠수함, 원자력 협력, 조선 협력 등 여러 안보 분야를 포괄하는 범정부 형태로 꾸려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가급적 조기에 한국을 방문해 대면 실무 협의를 갖고자 하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상황이 허락하면 이달 말에 올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만 외교일정은 늘 변동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두 주 정도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전 조율 중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협상 의제, 시한, 목표, 방식 등 모든 것을 두고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관세 협상 진통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협상팀의 방한이 안보 현안 향방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한미 안보 협의 테이블에 오를 핵잠수함,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단순한 기술 협력 차원을 넘어 한미동맹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등 전략적,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대한 과제로 평가된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의 동력이 사라지기 전에 문서로서 구체적인 계획을 합의하고 미국 의회의 승인을 적시에 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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