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 속 ‘매각·부산 이전’ 과제 여전…HMM, ‘새 50년’ 전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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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하락·공급 과잉 ‘이중고’
매각·본사 이전 등 변수 산적
새로운 50년 위한 변곡점

창립 50주년을 맞은 HMM이 또 한 번 거센 파고 앞에 섰다. 팬데믹 특수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시기를 지나 선박 공급 과잉, 운임 하락 등 시장 조정 국면 속에서 새로운 50년의 방향을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이다. 과거를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변곡점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시황은 컨테이너선 공급과잉, 미국 보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위축 등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이에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4612억원으로, 전년도(3조5128억원) 대비 58.4% 줄었다.

실제로 해운 시황은 뚜렷하게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대표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평균 1581포인트(p)로, 전년 평균 대비 37% 떨어졌다. 글로벌 교역 둔화에 더해 팬데믹 기간 대거 발주된 신조 컨테이너선이 순차 인도되면서 공급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내년까지 선복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관측되면서 운임에 대한 하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HMM은 본격적인 시장 다운 사이클 속에서 수익성 방어와 체질 개선이라는 내부 과제에 더해, 매각과 본사 부산 이전이라는 외부 변수까지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가 HMM의 다음 50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내외 과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보유 주식(지분율 35.42%)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 실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3년 만에 다시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산업은행과 함께 양대 주주인 한국해양진흥공사(지분율 35.08%)는 여전히 HMM의 산업적 중요성을 들어 보수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2023년 당시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인수 협상도 양 기관의 견해차로 최종 결렬되기도 했다. 이에 산업은행의 단독 매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6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HMM 본사 부산 이전 논의도 본격적으로 점화하고 있다. 해당 사안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만큼 최근 국무회의에서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등 정부 차원의 관심과 압박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본사 이전은 단순한 주소 이전을 넘어 조직 재편과 인력 이동, 협력사 네트워크 재정비까지 수반하는 사안이다. 서울 근무 인력의 이탈 가능성과 노사 문제, 의사결정 체계 변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HMM은 본사 이전 관련한 외부 컨설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HMM은 이러한 불안정한 대내외적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HMM은 2024년 발표했던 ‘2030 중장기 경영전략’에 따라 총 23조5000억원을 투입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선대를 확충하고, 친환경·고효율 선박 비중을 높여 나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컨테이너 부문에서 허브&스포크 기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친환경 서비스를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피더선 운영을 효율화해 비용 구조도 개선할 방침이다. 벌크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광물 자원 운송과 국내 전용선 사업 재개 등 새로운 화물 수요를 발굴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간다.

한 업계 관계자는 “50년 역사를 정리하는 올해, HMM이 어떤 선택과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음 반세기의 항로가 달라질 전망”이라며 “조정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오히려 더 단단한 체질로 도약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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