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부산 돌려차기' 부실수사 인정…"국가 1500만원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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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에 국가가 1500만원 배상
법원 "수사기관, 성폭력 정황 의심에도 필요한 조치 안 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측 대리인단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의 1심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박진희 기자 jinhee12@)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로 피해를 보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수사기관이 성범죄 정황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단독(손승우 부장판사)은 13일 오전 피해자 김모 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범인이 CCTV 사각지대로 원고를 어깨에 메고 간 뒤 약 7~8분간 머물렀고, 발견 당시 원고의 상태를 고려하면 성폭력 동기와 정황이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최초 목격자에 대한 추가적인 진술을 확보하거나 원고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진술 확보와 추가적인 증거 확보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이 이처럼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의 반복적인 탄원으로 항소심에서 비로소 공소사실 범죄가 추가됐고, 불합리한 수사로 원고 성폭력 태양·경과가 정확히 규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공소장이 변경돼 유죄로 인정된 점 등을 참작해 위자료로 1500만 원을 인정했다.

이날 피해자 측 대리인단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부실하고 위법한 수사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측면에서 뜻깊다"며 "이번 판결로 국가가 앞장서서 피해자 중심적인 수사 체계와 구조를 확립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상 통화 연결로 입장을 밝힌 피해자 김 씨는 "많은 피해자가 수사의 미흡함이 있어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점이 반복될 거라는 생각에 소송을 시작했다"며 "미래의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판례를 남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께 30대 남성 이모 씨가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뒤쫓아가 폭행한 사건이다. 이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사건 당시 피해자 청바지에서 이 씨의 DNA를 검출하는 등 추가 증거를 찾아내 강간 살인 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피해자는 2024년 3월 수사기관의 부실 수사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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