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땐 성조기도 준비”…‘尹 내란 재판’ 지귀연 신변 안전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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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글·청사 난입까지…현실 된 법관 신변 위협
‘보안상 비공개’ 원칙 속 보호 체계…“대비 필요성 커져”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이튿날인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의 한 가전매장 텔레비전에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담당 재판부 법관들의 신변 안전을 둘러싼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국면 당시 일부 법관이 법원 주변 집회 등 외부 환경에 따른 위협을 체감하며 출퇴근 동선까지 조정해야 했다는 전언과, ‘서부지법 사태’ 전례까지 겹치면서 대형 정치 사건을 맡은 법관 보호 체계의 실효성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앞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둘러싼 중대한 재판으로, 선고 결과에 따라 정치적·사회적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선고를 전후해 재판부를 향한 압박과 위협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는 ‘헌법재판관들 밤길 조심하라’는 등의 협박성 글이 게시됐다. 위협성 발언과 과격한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면서 일부 법관이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을 체감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경찰은 재판관 전원에 대해 전담 경호팀을 운영했다.

아울러 탄핵심판 당시 재판관들이 외부 집회 등으로 인한 돌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동 시점을 조정하거나 출퇴근 동선을 바꾸는 등 자구책이 병행됐다는 이야기도 업계에서 회자된다. 이 과정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성조기를 준비해 둔 법관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자체적으로도 청사 내부를 담당하는 보안 인력을 증원해 심판정 보안을 강화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뉴시스)

실제 법관 개인을 향한 물리적 위협이 현실화된 전례도 있다. 지난해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발부 직후 보수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염산 테러 협박을 받는 등 신변 위협을 겪었고, 실제 시위대가 법원 청사를 침탈하는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해당 판사는 경찰에 보호를 요청했고, 이후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가 이뤄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대형 정치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에 대한 신변 안전 문제가 단순한 우려를 넘어 현실적 위험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내란 관련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서울중앙지법 내 담당 재판부와 법관을 둘러싼 위협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내란 관련 사건 등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법관을 겨냥한 위협이나 신상 공격이 늘어난 분위기”라며 “개인을 향한 위협은 재판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지법은 지난해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 부장판사에 대해 자체적으로 신변보호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구속 취소 결정 이후 지 부장판사를 겨냥한 비난 글이 온라인상에 확산되자, 법원 차원에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법원은 지 부장판사의 출퇴근 동선에 맞춰 경호 인력과 차량을 배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관에 대한 신변보호는 대형 정치·사회적 사건을 전후해 필요성이 제기될 경우 검토되는 사안이지만, 법원은 보안상 이유로 관련 절차와 구체적 조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신변보호와 관련한 일반적인 절차조차 알려질 경우 오히려 보호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법관을 향한 위협과 협박이 반복되는 배경에 진영 갈등의 극단화와 사법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진영 갈등이 심화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개인의 돌발 행동을 ‘진영을 대표하는 행동’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사법 불신과 사회적 갈등이 더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발적 범행의 경우 상당 부분은 전문적인 경호와 사전 대비를 통해 차단할 수 있다”며 “신변보호를 소홀히 했다가 물리적 공격이나 테러가 발생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훨씬 커질 수 있어, 할 수 있는 대비는 철저히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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