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경상수지가 지난해 1230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 배경으로 ‘내국인 해외투자 급증’이 지목됐다.
13일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 압력을 만들었지만,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 규모(1143억 달러)가 경상수지 흑자의 약 93% 수준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환율의 단기 방향성은 원화 강세 쪽이 우위라고 봤다. 다만 “국내 증시의 장기 상승에 대한 확신이 약할 경우 단기 상승 이후 차익실현이 빠르게 나타나고, 개인 자금은 환경 변화에 따라 신속히 이동한다”며 “자금 유출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차별화가 달러 약세 요인으로 제시됐다. 미국은 경기 낙관론이 강화되고도 연내 2차례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하 사이클 종료 인식이 커지고 일본은행(BOJ)은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
전 연구원은 “이 같은 통화정책 차별화가 달러의 완만한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높은 환율 레벨과 금융안정 여건을 감안하면 한국은행도 올해 금리 인하가 쉽지 않아 한·미 금리차 환경에서 원화의 상대적 강세 국면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원화의 단기 강세 재료로는 ‘엔화 동반 강세’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함께 거론됐다. 전 연구원은 “최근 원화는 위안화보다 엔화와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흐름”이라며 “달러-엔이 하향 안정되면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고채의 WGBI 편입은 외국인 채권자금이 환헤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중장기적으로 직접적인 원화 매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편입 전후 단기적으로는 통화가 일시적으로 절상되는 사례가 있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원·달러 환율을 2026년 연평균 1420원으로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국내 증시 기대 약화에 따른 해외투자 재확대,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흔들림은 환율 상방 리스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