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필수의료법·패륜상속법 등 민생법안 66건 일괄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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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사법개혁 반발 본회의 불참
민주당 단독으로 설 전 민생입법 마무리
청년 나이 34세 확대·육아휴직 등 통과
위안부법·SMR특별법·은퇴자마을법도

▲12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국민의힘의 보이콧 속 범여권 의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된 사법개혁안에 반발해 본회의와 상임위에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가 12일 본회의를 열고 필수의료 특별법, 패륜 상속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안 등 민생법안 66건을 일괄 처리했다. 병원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한 지역의료 지원체계부터 청년 나이 상한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까지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 대거 통과됐다. 다만 국민의힘이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사법개혁 법안 처리에 반발해 본회의를 전면 보이콧하면서, 여야 합의 법안이 범여권 단독으로 처리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법률안 63건과 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 등 의결안 3건을 포함해 총 66건이다. 재적의원 300인 중 150~160명 안팎이 출석한 가운데, 대부분 법안이 만장일치 또는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 관심이 집중된 법안 중 하나는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이다. 재석 158인 중 찬성 157인으로 가결된 이 법안은 필수의료를 법률상 정의하고, 진료권별 필수의료 진료협력체계 구축 근거를 마련했다.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설치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보건복지위원회 김남희 의원은 "이 법의 제정으로 모든 국민이 사는 지역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법 개정안은 '패륜 상속' 방지를 위한 내용을 담았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경우 직계존비속 등 모든 상속인이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이 되도록 했다.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기여 상속인에게는 그에 대한 보상이 특별수익으로 간주되지 않도록 해 실질적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재석 157인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쿠팡 방지법'으로 불려온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재석 158인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에 전체 매출액의 10%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상한을 대폭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주요 개인정보처리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인증도 의무화했다.

일·가정 양립과 저출생 대응을 위한 법안도 대거 통과됐다.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은 배우자 유·사산 휴가를 신설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출산 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명칭을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로 변경했다. 임신 중인 배우자를 돌보기 위한 육아휴직 근거도 마련됐다.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은 청년의 나이 범위를 현행 15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34세 이하로 확대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퇴직급여 체불에 대한 법정형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촉진 특별법은 재석 159인 중 찬성 141인, 반대 9인, 기권 9인으로 가결됐다. 이번에 처리된 법안 중 유일하게 반대표가 나온 법안이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은 위안부 피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시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성평등가족위원회 서영교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자 어제 4년 3개월 만에 수요집회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은퇴자마을 조성 특별법, 해사국제상사법원 설치를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도 함께 처리됐다.

이날 본회의는 국민의힘이 전원 불참한 채 진행됐다. 전날 법사위에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과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 손으로 등 뒤에 칼을 숨기고 악수를 청하는 자리에 응할 수 없다"며 같은 날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도 불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설날 앞두고 민생을 버리고 반헌법적인 입법 쿠데타를 선택한 민주당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는 국민의힘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대응했다. 본회의에서 김영배 의원은 "장동혁 대표님과 국민의힘 의원님들이 계셔야 할 곳은 이곳 국회"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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