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를 맞아 반려동물과 함께 휴식을 즐기는 가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매일 300마리에 가까운 동물이 구조된다. 과거에는 연휴 기간에 유기가 급증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특정 시기보다 연중 반복되는 유기 행위를 범죄로 어떻게 단죄할 것인지가 더 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 유기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14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한해 동안 구조된 동물은 총 10만 6824마리다. △개 7만7304마리 △고양이 2만7826마리 △기타(토끼, 햄스터 등) 1694마리로 구성돼 있다. 이를 365일로 환산하면 일평균 약 292마리가 전국 각지에서 구조되고 있는 셈이다.

통념과 달리 연휴에 동물 유기가 특별히 증가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2021~2024년 명절 연휴 기간의 유실· 유기 동물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설 연휴에 구조된 동물은 414마리(일평균 약 103마리), 2023년 추석 연휴는 1000마리(일평균 약 166마리)였다. 이는 일평균 수치(292마리)를 오히려 밑도는 수준이다.
현장의 목소리도 유사했다. 강원도에 있는 동물보호소의 한 관계자는 "명절에 많이 버린다는 건 동물 등록이 활발하지 않았던 옛날 얘기"라며 "연휴라고 유기 동물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경기도에 있는 사설 유기견센터 운영자도 "특정 시기의 급증이 아니라 평상시 발생하는 유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1년 2월부터 강화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됐다. 과거에는 동물 유기 시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지만 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최대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처벌 수위는 여전히 낮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의 최지수 변호사가 연구한 '동물보호법 위반 범죄에 대한 검찰 처분 및 판결 동향 분석'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동물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30% 가량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유사 사건임에도 처벌 수위가 들쭉날쭉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고양이 2마리를 외진 곳에 유기한 사건에 벌금 50만원(집행유예)이 선고됐지만, 반려묘를 쇼핑백에 넣어 들고 다니다가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으로 유기한 사건에는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각 재판부의 동물권 감수성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는 셈이다.
최 변호사는 "동물유기죄에 대한 법정형이 낮게 형성돼 수사기관, 법원, 가해자의 위법성 인식이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이라며 "국민 법 감정에 맞춰 법정형을 높여야만 정식 기소율과 처벌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의 경제적 사정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는 현실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