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 매도 러시 나설 가능성"
유예 종료 후에는 매물 잠김 우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까지 절세를 위한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 약 3달가량 매물이 증가해 매수자 우위 여건이 조성되면 가격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예가 끝난 뒤에는 매물 잠김과 임대시장 불안이 재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2357건으로 집계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실거주 최대 2년 유예를 언급하기 전날인 9일(5만9606건) 대비 2751건 늘었다. 불과 사흘 새 4.6% 증가한 수치다. 한 달 전(5만6375건)과 비교하면 10.6% 늘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 매물이 한 달 새 31.8% 급증했고 성동구(31.6%), 광진구(27.0%), 서초구(20.5%), 강동구(19.9%), 강남구(19.0%), 용산구(17.4%), 마포구(16.4%) 등 강남 3구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컸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둔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둘째 주(2월 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직전 주보다 0.05%포인트 낮은 0.22%로 집계됐다. 2주째 상승 폭이 줄어든 것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시점까지 매매 계약 체결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이런 흐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계약 후 잔금·등기 기한을 4~6개월 추가 허용한 점도 단기 매물 확대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하면 강남 3구·용산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그 외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내 잔금·등기를 완료할 경우 중과를 적용받지 않는다.
본지 자문위원인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금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급이 없는데 매물도 안 나오다보니 주택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의 매도 러시가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다른 매물 증가는 매수자 우위 환경을 형성해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유예 종료 이후에는 중과 부담이 다시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미루는 매물 잠김이 재현돼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 유예 기간에는 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지만 기한이 지나면 매도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들어 증여 등으로 선회할 수 있어서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월 이후 다주택자들이 증여 등 버티기에 들어가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거래량이 줄고 체감 시장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매매 쪽으로 쏠림이 심해질 경우 전·월세 물건 감소로 임대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매도하면 임대 물량이 줄고 특히 전세·월세로 시장에 공급되던 주택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임차인이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매로 물건이 이동하면 전·월세로 남는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임차인 선택지가 좁아지면 체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