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20개社 코스닥 퇴출… 당국 ”신뢰 회복, 더 늦출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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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기준 강화하자…퇴출 기업 3배 증가
“코스닥 지수 상승 이어질 것” 연구 결과도

▲한구거래소 시뮬레이션 결과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 (출처=금융위원회)

이번 상장폐지 제도 강화로 올해 최대 220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개혁 속도를 높인 배경에는 코스닥 신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불공정거래와 투자자 피해가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신설 △시가총액 기준 조기 적용 △완전자본잠식 요건 강화 △공시위반 요건 강화 △코스닥 집중관리기간 운영 △실질심사 개선기간 축소 등이 담겼다.

개혁안을 적용할 경우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약 150개로 추산된다. 적게는 100개, 많게는 220개사까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금융위가 지난해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며 제시했던 예상치(50개사 내외)보다 약 3배 늘어난 규모다. 이날 기준 코스닥 상장사 1719개사의 약 10%에 해당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년간 코스닥 시장에는 1353개사가 신규로 상장했지만, 퇴출된 기업은 415개에 그쳤다. 2023년에는 코스닥 상장폐지 기업이 8건에 불과했다. 많이 들어오고 적게 나가면서 코스닥 시가총액은 8.6배 늘었지만 지수 상승폭은 1.6배에 그쳤다.

우리도 나스닥처럼…“글로벌 스탠다드 도입”

금융위가 코스닥 상장폐지 개혁에 속도를 내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정책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오랜 기간 코스닥의 동전주와 작전주 문제는 시장이 모두 알고 있는 사안”이라며 “지금도 투자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결단을 통해 ‘사회의 동맥경화’를 정리하는 것이 자본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폐지 강화가 시장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한계기업 증가와 상장폐지 요건 강화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한계기업을 코스닥 지수에서 제외했을 경우, 2024년 6월 기준 지수가 약 37%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혁안이 글로벌 기준을 반영한 조치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페니스톡(penny stock)’ 관리 제도를 참고했다는 설명이다.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종목이 일정 기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동전주가 변동성이 크고 시가총액이 낮아 주가조작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보다 규제가 강하다는 지적에 대해 권 부위원장은 “나스닥도 5달러 구간에서는 공시 강화나 투자자 주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도입하되 구체적인 방식은 국가별로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보호는…“장외 거래 허용하고 꼼수 막을 것”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이후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완 장치도 병행한다. 권 부위원장은 “올해 1월 장외주식시장(K-OTC)에 ‘상장폐지 기업부’를 신설했다”며 “상장폐지 이후에도 6개월간 거래를 허용해 투자자 환금성을 제공하고 기업이 다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가 개선되면 코스닥으로 재상장할 수 있는 사다리도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일시적인 주가 부양으로 상장폐지를 회피하는 관행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권 부위원장은 “과거에는 단기간 주가를 끌어올려 요건을 형식적으로 맞추는 사례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일정 기간 주가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하므로 우회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과 증권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동전주 기업은 밸류업 계획을 설명하거나 증자, 구조조정,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코스닥은 개인 비중이 높고 기관 비중이 낮다. 증권사들도 기업 분석 보고서를 더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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