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MEA 車 수출 17% ↑
인구 증가·도시 개발 확대로 수요 증가

현대자동차가 이집트 사카라 계단식 피라미드 앞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시리즈를 공개하며 중동·북아프리카(MEA)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미국과 중국 중심이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 구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현대차가 전기차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 축 선점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이집트에서 아이오닉9, 아이오닉6, 아이오닉5N 등 출시하며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고대 문명 상징인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한 공개 행사는 단순한 신차 마케팅을 넘어 MEA 지역을 미래 전략 시장으로 격상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중동·북아를 ‘판매 시장’이 아닌 장기 성장 파트너로 재정의한 신호로 보고 있다.
실제 수출 지표에서도 변화는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우리나라의 MEA 지역 자동차 수출액은 15억6300만달러(약 2조2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북아프리카 6개국 대상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4.4% 증가했고 자동차부품 수출도 29.1% 늘었다. 같은 기간 튀르키예, 이란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각각 236%, 372% 급증하며 유럽과 중동을 잇는 신흥 거점으로 부상했다. 반면 미국 시장은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 영향으로 수출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MEA 지역은 높은 인구 증가율과 도시 개발 확대, 산유국 중심의 산업 다변화 정책이 맞물리며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 정책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중동에서 전기차 공개 행사를 잇달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이미 중동 지역에서 수소와 전동화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입지를 확대해왔다. 전기차 판매뿐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한 생태계 구축 전략을 통해 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합작으로 중동 최초의 완성차 생산법인(HMMME) 구축에 나서며 전기차·내연기관 혼류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올 4분기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연간 5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중동 현지 수요 대응과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지난해 G20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에 공식 차량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현지 브랜드 구축에 힘썼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중국에 집중됐던 자동차 수출 지형이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확장되면서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생산 거점, 중국은 경쟁 시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향후 완성차 업체들은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