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S투자증권은 12일 반도체 산업에 대해 달라진 공급 구조로 인해 메모리 업황 호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과거와 달리 공급이 공격적으로 확대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이번 디램(DRAM) 사이클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사 추정처럼 2027년 메모리 공급 증가율이 1% 수준에 그친다면 이번 디램 사이클은 최소 202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서버 중심의 디램 수요는 경쟁력과 직결돼 쉽게 줄일 수 없는 수요인 만큼, 공급단이 결국 사이클 지속의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범용 디램 공급은 2027년에도 1%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신규 투자에도 생산능력(Capa) 온기 반영 시점이 지연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이 범용 제품을 잠식하면서 실질적인 공급 증가는 2028년 이후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2017~2018년처럼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공격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2027년 이후 엔비디아향 HBM 탑재 용량 확대에 따른 추가 수요를 고려하면, M15X, P4, Y1 등 주요 라인이 모두 가동되더라도 공급은 여전히 타이트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낸드(NAND) 시장 역시 보수적 공급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준 감산 기조가 유지되며, 제한적인 투자와 300단 전환 과정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감산에 가까운 공급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낸드는 디램 대비 가격 민감도가 높아 계약가격이 급등하기는 어렵지만,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 급증이나 스마트폰·PC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 하반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수익성의 기준도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점유율 확대가 곧 수익성으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제품 믹스가 수익성을 좌우하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HBM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으로 주요 가속기 및 빅테크 고객과 세트로 움직이는 만큼, 단기 범용 디램 마진을 위해 AI 메모리 주도권을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점유율 중심의 공격적 증설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고, 달라진 공급의 질이 사이클을 길게 만들고 있다”며 “가득 찬 곳간에도 과거와 같은 치킨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