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62만개가 오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부 장부 관리와 통제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블록체인 상에서 비트코인이 새로 발행되거나 대규모로 이동한 것은 아니지만, 장부상으로는 60조원이 넘는 물량이 지급됐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블록체인연구소장)는 10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이번 사태 배경에 대해 "빗썸이 이벤트로 사용자들에게 약간의 돈을 나눠주는 일이 있었는데, 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실수로 비트코인으로 지급했다"며 "2000원을 줘야 하는데 2000비트코인을 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 1억 배 정도 많은 금액이 지급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빗썸이 오지급 물량의 99.7%를 회수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장부상의 숫자를 다시 돌려놓는 처리를 한 것"이라면서도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일부 이용자들이 매도하거나 인출을 시도하면서 소유권 이동이 있었기 때문에, 거래 상대방과 협의하거나 일부는 예비비로 처리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번 사고의 배경으로 '내부 장부 거래 구조'를 지목했다. 그는 "블록체인도 하나의 공개 장부지만, 거래소에서는 이용자들이 비트코인과 현금을 맡겨두고 내부 장부를 통해 거래를 한다"며 "실제 블록체인 위에서 매번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장부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인출할 때 정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그 내부 장부에서 숫자가 잘못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외부 보유 물량과 내부 장부 수량이 일시적으로 어긋난 점도 짚었다. 그는 "외부 공개 정보상으로는 약 4만2000개 정도가 있었는데, 내부 장부에서 실수로 숫자가 일시적으로 확 증가한 것"이라며 "이용자 입금이 아니라 거래소가 지급하는 과정에서 안전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기술적·인적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보다 많이 지급하려고 할 경우 자동으로 중단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큰 금액이 움직일 때는 2중, 3중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불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거래소에 보관된 코인은 장부상 숫자에 불과하며 100% 신뢰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며 "국내 거래소는 다중 점검 체계를 갖추고 있어 비교적 신뢰도가 높지만, 투자자들도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내부 통제에 대한 점검과 책임을 묻는 절차는 필요해 보인다"면서도 "고의성이 크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중징계까지 갈지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가상자산 산업은 금융회사에 비해 역사가 짧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도 산업이 성장하면서 겪는 하나의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