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중단 10년..."생존 대책 필요, 가장 큰 보상은 개성 열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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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10년째인 10일 오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개성공단기업협회)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는 개성공단에 2007년 2월 입주해 9년간 공장을 가동했다. 그러나 2016년 하루아침에 생산기지가 폐쇄되면서 십수억의 손실을 감당했고, 수년간 버틴 끝에 2023년 12월 사실상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공단 중단 이후 기다린 시간이 가동한 시간보다 이제 더 길다”라며 “청춘을 바친 모든 것이 그 곳에 있다.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정당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중단 10년째인 1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개성공단에 가고 싶다’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813억원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게이트는 개성공단과 가장 가까운 우리 측 지역이다. 영하의 궂은 날씨에 CIQ 일대에 모인 80여 명의 기업인들은 정부의 지원과 대책 마련을 강하게 주문했다.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 협회장은 이날 “2013년 5개월간 가동이 중단됐을 당시 물에 잠기고 망가졌던 공장과 설비의 참담한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채 10년이 흘렀다. 지금의 상황은 차마 상상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공장을 하루아침에 빼앗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극심한 경영난에 내몰렸고 현재 30%가 넘는 기업들이 이미 휴·폐업 상태에 놓여 있다”며 “정부는 지원을 했다고 하지만 기업인 입장에서 턱없이 부족했고, 야속하다. 연쇄 피해를 입었던 협력 업체들에 대해서는 지금도 고개를 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은 2004~2016년 124개 기업이 32억3000만달러의 생산효과를 만들었고, 5만4000명을 고용하는 등 남북한 경제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경협 모델이다. 그러나 2016년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폐쇄를 결정하면서 그해 2월 10일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박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현재까지 약 10차례 개성공단 방문을 신청했지만 북측의 응답이 없어 아직 단 한 번도 공장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피해액을 여러 차례 지원했지만 입주기업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당시 입주기업들은 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액을 약 1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투자자산과 유동자금, 미수금 등이 포함된 신고 금액(8173억원)에 영업손실액 등이 더해진 수치로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회계를 통해 확인한 피해액은 약 7087억원이다. 이 중 실제 지원이 이뤄진 금액은 5787억원이다. 정부의 확인액보다 1300억원(투자자산 1083억원, 유동자산 217억원) 적은 규모다.

그러나 이는 보상이 아니라는 게 입주기업들의 입장이다. 성현상 만선 성현상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보상을 받은 적이 없다”라며 “경협 보험약관에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지원받았던 돈을 모두 상환하도록 돼 있다. 이는 보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업들은 정부가 지원하지 않은 1300억원 중 투자자산 596억원과 유동자산 217억 등 모두 813억원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10년째인 10일 오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 게이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개성공단에 가고 싶다’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813억원을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개성공단기업협회)

협회 관계자는 “적어도 정부가 확인한 금액에 대해선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조치로 인한 직접 피해이고 가동중단 장기화에 따른 최소한의 지원”이라고 말했다. 특히 “관행적인 축소·누락 등으로 정부의 회계에 잡히지 않은 피해액이 상당하다”면서 “일부 기업은 개성공단을 나온 뒤 기존 거래처를 유지하기 위해 대체생산에서 나섰지만 투입비용이 2~3배씩 불어나면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이날 일부 기업인들은 당시 정부가 폐쇄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재고 관리 등을 선제적으로 주의시키지 않은 부분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이에 기업들은 우리 정부를 향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실질적인 생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북측 당국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 방문 승인을, 미국에는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을 위한 개성공단 방문을 각각 요청했다.

김진양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전 이사장은 “개성공단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다. 정부는 평화와 번영을 닫았지만 이자리에 있는 분들은 포기할 수 없다.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게 살길이기 때문”이라면서 “평화가 경제다. 개성공단은 평화가 경제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던 공간이다. 남북 경협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가 실효성 있는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이상은 “정부의 보상이 초점이 아니다. 가장 큰 보상은 경협이, 개성이 다시 열리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우리 기업인들의 손을 잡아달라. 국민 여러분도 개성공단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언젠가는 다시 개성공단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그 첫걸음으로 10년간 기다려온 기업인들의 방북 승인이 이뤄지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10년을 맞아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통해 “일방적으로 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은 남북 간 신뢰 및 공동성장의 토대를 스스로 훼손하는 자해 행위였다”면서 “정부는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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