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이 파행을 겪고 있다. 조합은 대우건설이 흙막이·구조·전기 등 주요 설계도면을 제출하지 않아 공사비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재입찰을 선언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입찰지침상 제출 의무가 없다며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유찰 선언은 무효라고 반박했다.
10일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은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이 입찰지침서에서 필수 제출 항목으로 명시한 흙막이, 구조, 조경, 전기, 통신, 부대토목, 기계 등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해당 도면들은 정확한 공사비 산출과 시공 범위 검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근거 자료”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공사비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할 수 없어 향후 공사비 및 사업비 인상이 우려된다”며 재입찰 추진 배경을 밝혔다.
조합은 전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지난 5일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한 데 이어 이날 입찰 제안서 등 입찰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제출 과정에서 입찰 조건 관련 서류 미비가 확인되면서 조합은 재입찰을 추진하게 됐다. 조합은 19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뒤 4월 6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공사비와 입찰보증금 등 기존 조건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조합은 이후 이사회·대의원회를 거쳐 재입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즉각 반박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이 이사회·대의원회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1차 입찰을 유찰로 판단해 2차 입찰공고를 게시했다”며 “법적 규정을 무시한 절차는 무효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합이 문제 삼은 ‘분야별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입찰지침과 입찰참여안내서에 명시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성수4지구 입찰지침에는 ‘대안설계 계획서(설계도면 및 산출내역서 첨부)’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기계·전기·조경·토목 등 세부 도서 제출 의무는 없다”며 “지침에서 요구한 모든 서류를 충실히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조합과 대우건설 간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우건설은 “법령·지침·판례 어디에서도 해당 서류를 입찰 필수요건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중앙지법(2025카합20696) 결정에 따르면 입찰지침에 없는 기준을 사후적으로 해석하거나 요구사항을 변경할 경우 오히려 입찰 무효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특정 건설사에만 유리하게 입찰이 진행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관련 법령과 판례에 따른 절차적 타당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는 “입찰 조건은 조합이 일정 부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며 “흙막이 공사나 슬래브 등 관련 설계도면 제출을 요구한 것 자체를 위법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향후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송 자체는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로 인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조합이 정한 입찰 조건을 두고 사후적으로 부당하다고 다투는 방식은 설득력이 약하다”며 “결국 재입찰 절차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1동 일대 약 8만9828㎡를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3628억원으로 3.3㎡당 공사비는 1140만원 수준이다. 한강변 입지에 서울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라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