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확정 미뤄진 5차 국가철도망 계획…지자체 반영 요구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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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재원 부담 등 맞물려 발표 지연
수도권, GTX 추가·비수도권은 동서횡단 요구
기준·우선순위 불명확성에 지역 갈등 우려도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구로차량기지에 전동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 확정이 당초 일정보다 1년 넘게 지연되면서 지자체의 반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계획 발표가 예타 등 후속 절차의 출발점인 만큼 수도권은 광역철도, 비수도권은 권역 연대를 내세워 신규 노선 반영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확정이 늦어질수록 우선순위 기준이 불투명해져 지역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은 오는 7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5차 계획은 지난해 6월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연말로 한 차례 미뤄진 데 이어 발표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다시 늦춰지면서 1년 이상 지연된 셈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향후 10년간 국가 철도사업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정계획이다. 지자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계획 반영 여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등 후속 절차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철도는 통근권 확대와 산업·관광 접근성 개선을 통해 지역 개발 기대를 키우고 국비 투입이 큰 사업인 만큼 지자체 입장에선 국가 투자를 확보하는 창구로 인식된다.

확정 지연의 배경으로는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이 거론된다. 계획이 발표되는 순간 지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민원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시기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지자체 건의 사업이 과도하게 쌓여 조정이 쉽지 않고 재원 여력과 사업성 평가를 동시에 맞춰야 하는 구조적 한계도 작용하고 있다.

계획 확정이 늦어지면서 지자체의 요구는 더욱 적극적인 형태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균형발전 기조에 따라 5차 계획이 비수도권 연결성 강화와 광역권 단위 네트워크 보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권역을 중심으로 반영 요구가 커지는 분위기다.

수도권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포함한 광역급행·광역철도 이슈가 다시 전면에 섰다. 경기도는 GTX G·H 노선 등을 포함한 40개 철도사업을 제5차 계획 반영 사업으로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인천도 제5차 계획 우선순위로 제2공항철도(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 대장홍대선 청라 연장, 인천신항 인입선 등을 제시하며 정부에 반영을 요청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권역 단위 연대가 눈에 띈다. 지난달 충청·경북·강원 일부 13개 시·군 협력체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를 제5차 계획 신규사업으로 반영해 달라는 공동건의문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단일 지자체 차원의 요구를 넘어 여러 지자체가 공동 전선을 구성해 정부에 공식 문서를 전달한 것이다.

강원권에선 강원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철원·춘천·홍천·횡성·원주 철도를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해당 노선을 ‘강원 내륙 수직축 철도망’으로 규정하며 도내 순환망 완성과 이동권 개선,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호남권에서도 서해안(새만금~목포) 철도 건설사업을 두고 전북·전남 지역의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반영 촉구 성명과 면담 건의 등 방식으로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확정 지연이 길어질수록 반영 기준과 우선순위가 불명확해져 지역 간 경쟁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자체의 용역·검토 비용이 누적되고 역세권 개발 등 민간 투자 판단도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재빈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는 “철도망은 국가 차원의 자산인 만큼 지역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되 특정 지역의 목소리에 정책이 과도하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우선순위와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발표가 지연되면 지역 갈등과 정책 왜곡 가능성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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