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300만원 후원'…정성국 의원, 정치자금법·수뢰 혐의로 고발

기사 듣기
00:00 / 00:00

▲고발장 (사진제공=자유대한호국단)

전·현직 지방의원과 그 자녀 명의로 집중된 4300만 원대 정치후원금을 둘러싸고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수뢰 혐의로 고발됐다. 고발인은 "합법 후원의 외피를 쓴 전형적인 쪼개기·차명 후원"이라며, 단순 위법 여부를 넘어 공천권을 매개로 한 정치자금 구조 전반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9일 정 의원을 정치자금법 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와 형법상 수뢰죄 혐의로, 곽사문 부산진구의원과 이대석 부산시의원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각각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의 핵심은 후원금 '금액'이 아니라 '구조'다. 고발장에 따르면 정 의원은 제22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24년 한 해 동안 부산진구 지역 전·현직 지방의원 7명으로부터 총 3300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

여기에 곽사문 구의원과 이대석 시의원의 자녀 명의로 각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이 같은 날 추가 입금되면서 관련 후원금 규모는 4300만 원으로 늘어났다.

고발인은 이를 두고 "개인 후원 한도(국회의원 후원회 기준 연 500만 원)를 우회하기 위해 직계 가족 명의를 동원한 쪼개기 후원"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자금법은 타인의 명의나 가명을 이용한 정치자금 기부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정 의원 측은 “언론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알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고발인은 이 해명 자체가 수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후원회는 기부자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영수증을 발급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미 법정 한도에 가까운 금액을 후원한 지방의원과 동일한 날짜에 동일 금액이 가족 명의로 입금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상식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고발은 정치자금법 위반을 넘어 형법상 수뢰·뇌물공여 혐의까지 문제 삼고 있다. 국회의원은 당내 공천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며, 지방의원의 공천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반적 태도다. 이 같은 구조에서 지역구 지방의원들이 거액의 후원금을 집중 제공했다면, 단순한 정치적 지지 차원을 넘어 직무 관련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발인은 정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시·구의원들이 제 성격을 잘 안다”고 언급한 점도 지적했다. 이는 장기간 형성된 정치적 관계성과 신뢰를 스스로 인정한 발언으로, 후원금의 대가성을 판단하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법원 역시 후원금 명목의 금품이라 하더라도 직무 권한 행사에 대한 대가성이 인정되면 정치자금법 위반과 별도로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번 고발은 특정 의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정치자금 제도의 구조적 취약성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현행 제도상 선관위가 공개하는 고액 후원자 정보만으로는 가족 관계나 실질적 이해관계를 파악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가족 명의를 활용한 우회 후원이 제도적으로 걸러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실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와 그 가족의 국회의원 후원을 제한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합법일 수는 있어도 전형적인 이해충돌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 역시 검토보고서에서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에 대한 고액 후원은 부정 유착으로 비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고발인은 수사기관에 정 의원의 휴대전화와 의원실 회계 장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요청하며, 수사 과정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함께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경계를 넘어, 공천권과 돈이 결합할 때 정치가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 없이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국 의원을 둘러싼 이번 고발은 정치후원금 논란을 넘어, 한국 정치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온 ‘공천 정치’의 민낯을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