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지속가능성 공시 최종안 가닥… 산재·장애인 고용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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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대비 기술적 사안 대폭 수정… 101호 제외·기후본안 집중
금융배출량 파생상품 제외 등 반영…이달 말 ‘생산적 금융 회의’서 확정

국내 지속가능성(ESG) 공시 기준이 ‘기후’ 중심 체계로 가닥을 잡았다.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되 공시 범위는 ‘기후’에 집중하고,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산정과 보고 과정에서 발생해 온 실무 부담은 대폭 낮추는 방향이다. 2024년 4월 공개 초안 이후 2년여 논의 끝에 제도 도입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0일 본지가 입수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에 따르면 한국회계기준원은 기업이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할 비재무 정보 공시 체계를 공시 기준서 제1호(일반 요구사항)와 제2호(기후 관련 공시)로 구성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제정한 글로벌 기준(IFRS S1·S2)을 국내 여건에 맞게 반영한 것이다.

반면 초기 논의 과정에서 포함 여부가 쟁점이 됐던 근로자 사고, 장애인 고용률 등 정책 목적성 지표를 담은 제101호 ‘추가 공시사항’은 이번 제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제 기준과의 괴리를 최소화하고, 제도 도입 초기부터 공시 체계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공개 초안 이후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통해 기업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며 “국제 기준을 준수하되 실제 데이터 산정 과정에서 기업들이 겪는 실무적 부담을 줄이고 이행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최종안에는 현장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부 조정이 다수 반영됐다. 기업이 이미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제출한 데이터를 공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동일한 정보를 국제 기준에 맞춰 다시 계산해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금융권의 난제로 지적돼 온 금융배출량 산정 역시 파생상품 등을 제외하고, 국제 분류 체계 대신 한국표준산업분류(KSIC)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대출 고객 업종을 일일이 재분류해야 하는 부담을 완화했다.

자발적으로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유연성도 확대됐다. 결산 공고와 동시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의무를 면제해 연내 별도 제출을 허용했고, 스코프 3(공급망 배출량) 등 고난도 항목은 향후 의무 공시로 전환될 경우 준비 기간을 다시 부여하기로 했다.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국제 기준과의 연계를 고려할 때 이번 최종안은 업계가 어느 정도 예상해 온 방향”이라며 “다만 101호가 제외된 상황에서 정책 지표를 공시 본안에 반영하려는 부처 간 논의는 최종 제정 단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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