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이 장기 투자 이끈다…신뢰 기반의 검증 체계 필수[정책 펀드, 성장의 조건 中-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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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정책 펀드가 국내 혁신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려면 투자자와 출자 기업의 '투명성 기반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사후 관리와 공시 의무를 통해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과정을 검증하고 이를 시장에 공유하는 구조가 장기 투자 유치의 전제 조건으로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출자로 설정된 자(子)펀드가 투자한 기업 중 지난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도약한 곳은 퓨리오사AI, 비나우, 갤럭시코퍼레이션 등 3개사 정도다. 이들 기업은 정책 자금과 민간 자본이 함께 참여한 투자 구조 속에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책 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 구조는 기업 성장 과정의 핵심적인 필터링 수단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벤처투자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펀드 운용 전반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모태펀드 공시제도 도입 및 모태펀드 운영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모태펀드가 장기·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존속기간 연장, 재투자 근거 명확화를 위한 제반 절차 마련도 함께 진행한다. IB 업계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정책 자금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연기금 등 대형 장기 투자자들의 유입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본다.

이 가운데 뷰티·라이프스타일 기업 비나우는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의 지원을 받은 기업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다. 비나우는 정책 자금과 민간 자본이 함께 참여한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책 펀드를 통해 검증된 투자 이력이 후속 투자 과정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해외 장기 자본의 투자 기준에서도 투명성과 책임성은 중요한 요소로 언급된다. 글로벌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 기관들은 운용 과정에서 공시와 관리 체계를 중시하는 원칙을 채택해 왔다. 국제적으로는 국부펀드의 운영 기준으로 '산티아고 원칙(Santiago Principles)'이 활용된다. 이 원칙은 투자 의사결정의 투명성, 운용 체계의 명확성, 책임 있는 관리 구조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정책 펀드를 통한 장기 투자 유치의 핵심은 투명성을 전제로 한 신뢰"라며 "사후 관리와 공시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하느냐가 정책 펀드의 지속적인 역할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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