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CEO, 직원 3분의 1 해고 발표 3일 만에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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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스포츠 부문 폐쇄ㆍ300여 명 감원 발표로 거센 반발
사임 성명서 사주 베이조스에게만 감사 표시
도노프리오 CFO가 후임으로 취임

▲윌 루이스 워싱턴포스트(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11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초상화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대규모 감원 발표 사흘 뒤인 올해 2월 7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워싱턴D.C./AP뉴시스 )

윌 루이스 워싱턴포스트(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가 전체 직원의 3분의 1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자신도 사임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루이스는 이날 직책에서 물러났으며 6월 WP에 합류한 제프 도노프리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바로 그 뒤를 이어받았다.

앞서 루이스는 4일 스포츠와 국제 보도 등 여러 부문을 폐쇄·축소하면서 3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밝혀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루이스는 이날 성명에서 “WP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에게만 감사를 표했을 뿐 해고된 기자들이나 편집국 구성원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NYT는 지적했다.

마티 배런 전 WP 편집국장은 이번 대규모 감원에 대해 “세계 최고의 뉴스 조직 중 하나가 맞이한 가장 어두운 날”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조스는 루이스의 사임을 알리는 성명에서 “WP는 필수적인 저널리즘 사명이 있으며 특별한 기회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조조정이나 해고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루이스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WP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는 발표 직전까지 회의에 참석했으며 사임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사임 직후 루이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슈퍼볼 관련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스포츠 부문 폐쇄와 대비돼 직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사임 소식은 맷 머리 WP 편집국장이 화상회의(줌)를 통해 직원들에게 직접 전달했으며 루이스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케이티 메틀러 WP 전 노조위원장은 “루이스가 해고된 것은 다행이지만 내 친구들을 해고하기 전에 이런 일이 벌어졌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베이조스는 2024년 초 월스트리트저널(WSJ) 모회사 다우존스 CEO와 WSJ 발행인을 역임한 루이스를 영입해 독자 감소와 재정난에 빠진 WP의 체질 개선을 맡겼다. 루이스는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리플(Ripple)’이라는 신규 오피니언 상품 출시, 유료 구독자 2억 명 확보라는 이른바 ‘거대 목표’를 내세웠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루이스의 재임 기간 WP에서는 기자들의 대규모 이탈도 이어졌다. 지난해 희망퇴직에 이어 이번 구조조정까지 겹치며 편집국 사기는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루이스는 윤리 문제로도 논란에 휘말렸다. NYT는 2024년 5월 루이스가 영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휴대폰 해킹 소송과 관련한 보도를 거부하며 편집국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루이스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지만 해당 소송에서 부정 행위 은폐 의혹에 휩싸였다. WP 편집국장이던 샐리 버즈비가 당시 돌연 사임한 배경에도 루이스와의 갈등이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루이스는 지난해 타운홀 미팅에서 기자들에게 “사람들이 당신들의 기사를 읽지 않는다. 더는 포장할 수 없다”고 말해 반발을 샀고 이후 편집국과의 거리는 더욱 벌어졌다.

내부 불신이 커지자 WP 전직 편집국장 레너드 다우니와 밥 카이저 등 원로들이 베이조스에게 루이스 교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NYT는 “전통적 언론사가 AI와 비용 절감 전략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WP가 상징적인 혼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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