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배구조 혁신 효과로 재평가
“성장력·자본효율 격차는 상당”
韓, 첨단산업 투자 확대ㆍ주주환원 강화 병행해야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돌파하면서 미·일 양국의 대표 주가지수가 모두 ‘5만 고지’에 올라섰다. 다만 달성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미국 기업들은 브랜드 파워ㆍ인공지능(AI) 활용ㆍ경영 효율화 등을 통한 가파른 성장세가 주효했다. 일본은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다우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각각 양국을 대표하는 폭넓은 업종의 기업을 채택하고 있으며 두 지수는 수준이 비슷한 시기가 많아서 서로 비교됐다고 동반 5만 시대 의미를 짚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47% 급등한 5만115.67로, 닛케이지수는 0.81% 오른 5만4253.68로 각각 마감했다. 닛케이는 작년 10월 처음으로 5만 선을 돌파했다. 이후 주춤하다가 다시 같은 해 12월 22일 5만 선을 넘었다.
2022년 말부터 지금까지 약 3년간을 보면 닛케이지수 종목 주가상승률은 2.2배로 미국(2배)을 웃돌았다. 미국은 IT와 금융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다. 일본에서는 반도체와 방위산업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견인했다.
동일 기간 다우 종목 가운데 1위는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로 주가가 13배 올랐다. 일본에서는 데이터센터용 전선 수요 증가에 힘입은 후지쿠라가 22배로 가장 높았으며, 225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엔비디아를 웃돌았다.
일본 기업은 일련의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며 증시 밸류업에 성공했다. 닛케이 225개 기업의 최근 3년간 순이익 증가율은 평균 89%로, 다우의 52%를 크게 웃돌았다. 배당을 확대하는 기업도 많아 배당성향은 48%로 미국(45%)을 웃돌았다.
미국 증시 고공행진의 기반은 기업들의 빠른 성장 속도에 있다. 지난 3년간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기업의 매출은 평균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닛케이 구성 종목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33%였다. 여기에 일본 기업들의 매출에는 엔저 효과가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성장 격차는 더욱 크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기업은 높은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높은 수익성과 불필요한 자금 최소화 등의 경영 방식으로 ‘버는 힘’이 크게 앞서 주목된다. 다우 30개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53%로 일본의 11%를 압도한다.
가령 미국 신용카드 대기업 비자의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50%에 달한다. 가맹점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라이선스와 결제 네트워크 제공에 특화한 전략 때문이다. 맥도날드의 이익률도 32%로 높으며 프랜차이즈 수수료뿐 아니라 부동산 임대 수입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적극적인 AI 활용은 미국 기업의 이익률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AI는 미국 기업 전체의 순이익률을 2026년에 0.4%포인트(p), 2027년에는 0.6%p 각각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인터넷 등 과거 기술 혁신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생산성 향상”이라고 폴이했다.
일본 기업의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에는 경쟁 기업이 난립하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한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다. 닛케이는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합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우 종목이 12.3%, 닛케이 종목이 11.7%로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다우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성장 분야 진출, 생산성 향상, 잉여 자금을 놀리지 않는 재무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증시도 미·일 대표 주가지수의 약진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AI·첨단산업 투자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