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매물 늘었는데⋯고위공직자 선택 주목 [고위공직 다주택자 시험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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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처분 D-89⋯선택기로
강남4구 아파트 매매지수 101.9
2주 연속 하락⋯21주 만에 최저
고위공직자 10명 중 3명 다주택자
고가주택 거래로 이어질지 미지수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해 연일 매도 압박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일부 매물이 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반응하는 가운데,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의 선택도 시험대에 올랐다. 다만 고가 주택의 경우 매물 증가가 곧바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고위공직자들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 이전까지 얼마나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이미 예고된 정책에 대비하지 않은 책임은 다주택자에게 있다”,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 등 다주택자를 향해 반복적으로 강경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봐주지 않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하면서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처분 시점도 약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고가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지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2월 2일 기준) 서울 동남권(강남 3구·강동)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1.9로, 2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첫째 주 이후 21주 만의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수록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고위공직자 10명 중 3명 이상은 다주택자로, 여전히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재산 공개가 의무인 고위공직자(대통령·국무위원·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부장판사급 이상 법관·중장 이상 장교·국립대 총장 등) 2764명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본인 및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33%(91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주택 이상을 보유한 경우도 9.1%(253)명에 달했다. 공직자가 가진 집이 있는 곳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나란히 1~3위로 많았다.

청와대 참모들만 봐도 5명 중 1명 꼴로 다주택자였다.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 56명 중 12명(21%)이 2주택 이상을 보유 중이다. 이중 일부 참모는 주택을 매물로 내놓는 등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국무위원과 국회의원 중에서도 다주택자가 적지 않다. 장관 중에서는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와 종로구 삼청동 단독주택 등 4채를 갖고 있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3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주택 보유 현황 조사 결과 국회의원은 지난해 기준 69명이 2채 이상의 집을 보유 중이다. 주택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경우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중 다주택자는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고위공직자부터 다주택을 처분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인사 검증 과정에서 다주택 여부를 확인하는 항목을 신설하는 등 관리·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본지 자문위원인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정책 방향은 명확한 만큼 고위공직자들도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거라고 보인다”며 “이미 일부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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