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황 반등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상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사상 최대 실적이 성과급으로 이어지면서 ‘성과급 잔치’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 심화 속에서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 체계 자체가 재편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최근 구성원에게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 기준 2964%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봉 1억원 기준 약 1억4820만원 규모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 급증이 실적과 보상 확대를 동시에 이끌었다.
HBM 중심의 고수익 구조는 성과급 규모에 직접 반영됐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품 가격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고 메모리 업황 변동성도 과거 대비 완화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급 지급이 단순한 실적 보상을 넘어 핵심 인력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상 방식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임원들에게 총 175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현금 중심 보상에서 벗어나 기업 가치 상승과 보상을 연동하려는 시도다.

삼성 내부에서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보상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OPI 지급률은 사업부별로 11%에서 최대 50%까지 차이를 보였으며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영상가전·생활가전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대부분 47% 수준이었지만 일부 조직은 낮은 지급률이 적용됐다. 이는 사업별 수익성 차이가 보상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번 성과급 확대는 반도체 산업 내부의 구조 변화를 그대로 드러낸다. AI 메모리 중심으로 수익성이 집중되면서 기업 간뿐 아니라 같은 회사 내에서도 사업부별 보상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격화되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AI 반도체 경쟁이 설계·공정 인력 확보 경쟁으로 번지면서 성과급과 주식 보상 비중이 핵심 경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스톡옵션과 장기 보상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과 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단순 연봉보다 성과급과 장기 보상 체계가 인재 유치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성과급 규모보다 보상 구조 변화가 더 중요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보상 확대가 단기 호황에 따른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AI 중심 수요 구조가 자리 잡을 경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이에 따라 보상 체계 역시 과거 메모리 사이클 중심에서 벗어나 상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