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자립' 승부수 던졌지만⋯환경·경제성 확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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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대책 발표⋯생산 내재화로 中 의존도 탈피 시도
"100% 국산화 불가능⋯적극적인 국제 협력 병행해야"

(이투데이DB)

정부가 5일 발표한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은 첫 국가 전략이자 중국에 대한 절대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생산 내재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환경 문제’와 ‘고비용 구조’는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립화 노력과 병행해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협력체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실리를 챙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 무역블록 '포지(FORGE) 이니셔티브' 참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의 심장인 영구자석과 반도체 연마제의 필수 소재다.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정제 역량의 90%를 장악할 정도로 시장 지배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희토류 공급망 역량은 취약한 실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광물을 확보하는 ‘업스트림’은 수입처가 마땅치 않고 영구자석을 만드는 ‘다운스트림’ 생산 기반 역시 국내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미흡하다.

특히 원광을 산업용 소재로 가공하는 ‘미드스트림(정·제련)’ 단계는 기술과 인프라가 전무해 사실상 진공 상태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전(全)주기(업스트림-미스트림-다운스트림) 생태계 육성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이 끊어진 연결고리를 잇지 않으면 자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그러나 생태계 구축을 위한 난관이 만만치 않다. 가장 높은 파고는 ‘환경’이다. 희토류 정·제련 공정은 필연적으로 방사성 폐기물과 강산성 폐수를 동반한다. 과거부터 선진국들이 환경 비용을 이유로 중국에 생산을 떠넘긴 ‘불편한 진실’이 여기에 있다.

정부가 파격적인 보조금을 약속했지만 실제 공장 설립 과정에서는 엄격한 국내 환경 규제와 주민들의 ‘수용성’ 문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경제성 확보 역시 난제다. 중국이 경쟁국을 도태시키기 위해 저가 공세(덤핑)에 나설 경우 인건비와 환경 비용이 높은 국내 기업은 고사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규제와 주민 반발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기업의 투자만 독려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립화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적으로 글로벌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희토류 매장량도 부족하고 정·제련 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100% 자급자족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결국 글로벌 연대에 적극 참여하는 투트랙 전략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의 공급망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직접 가서 채굴을 하지 않더라도 자본(지분) 투자를 통해 거기서 생산되는 희토류의 일정 비율을 확보하는 계약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어필하거나 자본을 대는 방식으로 공급망의 안전판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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