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소폭 증감 반복
노도강ㆍ금관구 오히려 매물 줄어

이재명 대통령이 “버티는 것보다는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일찍 파는 것이 유리하다”며 다주택자를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아직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매물이 소폭 늘었으나 이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78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공식화한 지난달 23일(5만6219건)과 비교해 2.9%(1631건) 늘어난 수치다.
이 대통령이 ‘정부 이기는 시장은 없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5월 9일 종료를 재차 강조한 25일 이후에도 매물은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발언 직후인 26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5695건으로 오히려 전날(5만6777건)보다 소폭 줄었고, 이후에도 매물은 5만6000~5만7000건 후반대 사이에서 유지되는 흐름이다.
당초 양도세 중과의 대상이 다주택자인 만큼 고가의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시장에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현재 강남 3구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
오히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매물 증가가 예상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는 4470건에서 4440건으로, 강북구는 1133건에서 1092건으로 감소했다. 도봉구는 2339건에서 2375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큰 흐름 변화로 보긴 어렵다. 관악구는 1688건에서 1763건으로 늘었고 금천구(1160→1115건)와 구로구(2478→2404건)는 줄었다. 소폭 증감이 있을뿐 시장 전반적으로 매물이 정체한 것이다.

한강벨트 핵심지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도 눈에 띄는 매물 증가는 포착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마포구는 1435건에서 1491건으로 소폭 늘었고, 용산구(1284→1343건)와 성동구(1212→1337건) 역시 증가하긴 했지만 의미를 둘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반면 당초 예상과 달리 집값 상승 진원지인 강남 3구에서 서울 평균을 웃도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는 23일 7585건에서 이날 8098건으로 6.8%(513건) 늘어 서울 평균 오름폭을 웃돌았다. 강남 3구 중에서도 아파트 상승세가 가파른 송파의 경우 같은 기간 매물이 3526건에서 3896건으로 10.5%(370건) 증가했고, 서초구는 6267건에서 6623건으로 5.7%(356건) 늘었다.
일부 급매물도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49㎡ 고층 매물이 한때 24억5000만 원에 나왔다가 최근 23억5000만 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매물 증가는 일부 움직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양도세 중과 부담보다 집값 상승 기대가 더 커 서둘러 매도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은 만큼,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매물은 다시 회수되거나 이후 잠길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난 배경에는 보유세 부담 확대 가능성 등 정책적 압박을 선제적으로 고려한 일부 차익 실현 수요가 반영됐을 수 있다”면서도 “양도세를 수억 원 더 부담하면서까지 급히 매도에 나설 유인은 제한적인 만큼, 매물이 실제로 소화되지 않으면 다시 거둬들이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추진부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 단계에서 일부 매물 증가를 전적으로 다주택자 중과 요인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5월 9일 이후에는 오히려 매물이 잠길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