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앞세워 중소 바이오텍 다방면 지원
기술 조기 발굴-검증·확장 통로 확보 ‘윈윈’

적자와 기술이전을 중심으로 인식되던 국내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금을 창출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소 바이오텍을 키우는 생태계 조성자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팜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신약 등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년 연속 매출 4조원을 돌파하고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했다. 셀트리온은 매출 4조원-영업이익 1조원이 유력한 상황이고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성과는 단순한 성장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해 유망 바이오텍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 확보와 신규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2027년 7월 개소 예정인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는 연면적 약 3600평(1만1900㎥), 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된다. 입주 기업을 위한 실험실과 연구 설비·장비는 물론 투자자 파트너링 세미나와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지원할 계획이다. 대규모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기술을 글로벌 임상과 상업화 단계까지 연결하는 ‘스케일업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셀트리온 역시 유망 바이오 기업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술 도입과 공동연구를 병행하며 ADC와 다중항체를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실제 임상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앞둔 ADC·이중항체 파이프라인 상당수가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도출된 성과다. 이와 함께 지역과 대학, 연구기관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본격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창업 플랫폼인 서울바이오허브와 손잡고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했다.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글로벌 상업화까지 전 주기 경험을 축적한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CNS), 항암, AI, 노화(비미용) 등 혁신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술실증(PoC), 공동연구, 연구개발(R&D) 컨설팅, 입주 공간 제공 등 실질적인 성장 인프라를 지원한다.
수익을 창출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산업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중심의 재무적 투자에서 벗어나 산업 내 기업들이 직접 투자와 지원에 나서는 전략적 협업 모델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투자 기업은 유망 기술을 조기에 발굴하고 사업 기회를 선점할 수 있고 중소 바이오텍은 기술 검증과 글로벌 진출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대기업과의 공동연구나 PoC 이력 자체가 투자 유치와 해외 파트너십 확보를 위한 레퍼런스로 작용하는 만큼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