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야간 요금만 올라갈 것"⋯24시간 가동 석화 "예의주시"
지역 차등요금까지 겹치면 인천 철강사 타격 불가피 전망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 소식에 24시간 전기를 써야 하는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역별 차등 요금제 변수까지 겹치면, 인천 지역 철강 기업들이 직격타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저녁 시간대에는 요금을 높이고 낮에는 낮추는 방식의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을 1분기 중 추진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 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180∼185원이다. 현재는 밤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 시간대보다 35∼50% 저렴하다. 낮 시간대로 산업계의 전력 수요를 분산 시킨다는 게 정부 의도다.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발전량이 많아 낮 시간대 전력 공급이 충분해진 에너지 환경 변화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요금 설계가 나오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경영 부담 가중 우려가 크다고 털어놨다. 이들 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낮 요금 인하 효과보다 야간 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폭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전기로 비중이 높은 철강 기업들이다. 전기로를 이용해 쇳물을 녹이는 이들 기업에게 전기료는 전체 제조 원가의 약 10~15%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포스코는 자가발전 비율이 85% 수준이지만, 다른 철강사들의 경우 여기에 못 미친다.
그동안 이들 전기로 제강사들은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설비를 집중 가동하고, 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에는 가동을 멈추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원가를 방어해왔다. 하지만 새 요금제가 도입되면 선택지가 하나 줄어들게 된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업 방식을 변경하라면 할 수는 있겠지만 계속 산업계에 희생을 강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결국에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많이 쓰라는 얘기인데, 신재생 에너지 발전 원가가 저렴 하지가 않다. 결과적으로 야간 전력 요금만 올라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철강 업계는 가동률을 낮추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급격한 원가 상승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이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요금제 도입까지 겹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발전 시설이 밀집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역에 요금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최근 철강업계 생산 라인 중단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인천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지난달 20일 90t 전기로와 소형 압연 라인 폐쇄를 결정했다. 동국제강 역시 연 매출 4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인 인천공장을 일부만 가동 중이다.
석유화학 업계 긴장도 높다. 나프타분해설비(NCC) 등 석유화학 핵심 공정은 특성상 24시간 365일 연속 가동이 필수적이다. 전기로처럼 낮에 돌리고 밤에 끄는 식의 탄력적인 대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낮 요금이 내린다 한들, 야간 요금 인상분을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아직 낮 요금, 저녁 요금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