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밀가루·설탕·한전 입찰 담합 적발…52명 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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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밀가루와 설탕 등 식료품 원재료 가격과 전기요금 상승에 영향을 준 대규모 담합 사건과 관련해 제분·제당업체와 전력 설비 업체 임직원 등 5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담합 규모는 1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2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법인 16곳과 개인 36명 등 총 5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명은 구속, 46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됐다.

검찰이 기소한 사건은 밀가루 가격 담합, 설탕 가격 담합, 한국전력공사 발주 설비 입찰 담합 등 3건이다.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에서는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제분사들이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가격 인상 시점과 폭 등을 사전에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의 담합 규모는 약 5조9913억 원으로, 제분사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20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담합 기간 밀가루 가격은 2021년 대비 최대 42.4% 인상됐다. 또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밀가루 소비자물가지수 누적 상승률은 36.12%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06%)과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상승률(28.82%)을 웃돌았다.

설탕 가격 담합 사건에서는 국내 설탕시장을 과점한 제당사 3곳이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국내 1·2위 제당사의 대표급 임원 2명이 구속 기소됐다. 담합 규모는 약 3조2715억 원이며, 임직원 등 9명과 제당업체 법인 2곳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담합 발생 이전과 비교해 설탕 가격이 최고 66.7%까지 인상된 것으로 파악했다.

한국전력공사 발주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담합 사건에서는 효성, 현대, LS, 일진, 제룡, 동남, 인텍, 중전기조합 등을 포함한 10개 법인이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진행된 145건의 입찰에서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약 6776억 원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7년 6개월간 입찰 담합을 지속했으며, 담합 행위로 취득한 부당이득액은 최소 16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담합 기간 일반경쟁입찰과 지역제한입찰의 평균 낙찰률은 모두 96%대로 나타났고, 담합 종료 이후에는 평균 낙찰률이 60~70% 수준으로 하락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당이득이 전기 생산 비용 증가와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 소비자인 일반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됐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으로 전력 설비 업체 임직원 4명이 구속 기소되고, 임직원 등 7명과 8개 법인이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에도 검찰은 서민경제를 교란하는 담합 범죄를 근절할 수 있도록 고기·주류 등 민생경제와 직결되는 다른 생활필수품에 대해서도 엄정히 살펴보고, 담합 범행에 가담한 행위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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