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권ㆍ지방 주택 가격 양극화
정부 ‘5극 3특’ 제시해 균형 발전

수도권 중심의 1극 체제가 복합 위기를 낳고 있다. 사람이 쏠린 수도권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통난에 시달리며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대로 지방은 빈집이 넘치고 소멸까지 걱정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내놓은 전략이 ‘5극 3특‘이다. 제대로 구현된다면 주택시장의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제와 삶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입법 진통 등을 비롯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9년 이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서울 인구만 약 930만 명이다. 전체 인구 5명 중 1명꼴이다.
인구가 집중되다 보니 수도권은 늘 주택 부족에 시달린다. 그 결과가 따라잡기 힘든 집값 상승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8.98% 상승하는 동안 지방은 1.08% 하락해 양극화가 뚜렷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온도 차가 나타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12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1594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3.3㎡당으로 환산하면 5269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반면 5대 광역시·세종시는 3.3㎡당 649만8000원으로 전월 대비 0.43% 하락했고, 기타 지방도 424만1000원으로 0.29% 떨어졌다.
서울은 비싼 값에도 집이 부족하지만 지방은 빈집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 2만8641가구 가운데 지방이 2만4398가구로 전체의 85.2%가량을 차지한다.
출퇴근 혼잡 역시 수도권 1극 체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하철 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724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출퇴근 시간대 주요 간선도로의 만성 정체도 삶의 질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 지자체의 77%는 현재 지역의 인구 감소 및 지방소멸 위험 수준을 ‘높다’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다수 지자체가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균형 발전’을 국정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5극 3특 기반 조성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전국을 5대 권역(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 특별자치도(전북·제주·강원)로 재편해 지역별 성장 동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권역별로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2~3개의 핵심 산업을 육성해 장기적인 인구 분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추진되고 있으며, 광주·전남과 부산·경남의 행정통합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제조 인공지능(AI) 혁신 도시로, 광주·전남권은 AI·에너지 융합 인재 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충청권은 초광역 대중교통망을 기반으로 한 교통 허브로 키운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5극 3특은 비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역 단위에서 교통망과 핵심 시설을 함께 구축하는 이른바 ‘초광역권(메가시티)’ 구상을 정책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라며 “수도권과 서울특별시에 과도하게 집중된 행정·재정 권한을 지역에도 일정 부분 분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