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어 백화점, 면세점으로 소비 확산…피부과·성형뿐 아니라 치료 영역도 각광

의료관광이 명실상부 국내 효자 산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외국인 환자의 소비 효과가 연간 3조 원을 훌쩍 뛰어넘어 외화 수입을 올렸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국가 브랜드 신뢰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도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는 개원가와 대학병원 모두 외국인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환자는 국내 건강보험 가입자가 아니라서 미용과 치료 목적을 불문하고 모든 의료 서비스를 비급여로 이용해야 한다. 자국보다 높은 의료비도 기꺼이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한국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입국하는 이들인 셈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한 결과, 2024년 기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총 91만9104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1637만 명 가운데 약 5.6%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카드사를 통해 처음 집계한 수치로 외국인 환자들은 총 1조4053억 원을 의료 업종에서 결제했으며, 1인당 카드 사용액은 153만 원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환자들의 소비 파급력은 병원가 밖에서도 빛났다. 같은 해 이들의 비의료업종을 포함한 총 카드 사용액은 3조6647억 원에 달했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병원뿐 아니라 다양한 관광을 즐겨 1인 당 약 399만 원을 한국에서 쓰고 돌아갔다. 백화점이 2788억 원, 일반음식점이 1883억 원, 특급호텔이 1489억 원, 패션업이 1489억 원 규모의 매출을 외국인 환자로부터 벌어들였다.
의료관광의 일등공신은 단연 피부과와 성형외과다. 외국인 환자의 카드사용 주요 업종은 피부과가 5855억 원, 성형외과가 3594억 원에 달해 의료·비의료 업종 전체를 통틀어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외국인 환자 사용액은 총 9449억 원으로, 외국인 환자들이 일반음식점·면세점·특급호텔에서 사용한 금액을 모두 더한 7995억 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 세계적인 ‘K-뷰티’와 ‘K-에스테틱’ 유행이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용 목적 이외에 치료 목적으로 진료와 수술을 받고자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의료 업종 중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이어 종합병원이 외국인 환자 카드 사용액 1493억 원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이어 내과 796억 원, 일반병원 630억 원, 치과 563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종합병원의 1인당 사용액은 180만 원으로 피부과(105만 원)보다 훨씬 높아,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복잡한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집중된 양상이다. 자국에서 치료할 수 없거나, 치료할 수 있어도 의료 시스템의 구조에 따라 수개월 대기해야 하는 환자들이 한국 행을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국인 환자 국적 상위 15개국을 집계한 결과, 한국과 유사하거나 더 우수한 의료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과 미국이 각각 30%와 20%를 차지해 1위, 2위에 올랐다.
정부는 의료관광의 잠재력에 주목해, ‘의료해외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09년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벌이며 의료계를 지원하고 있다. 의료관광은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 업계와 함께 보건의료분야에서 정부가 별도의 법률을 두고 육성·지원하는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 의료관광 산업의 성장세는 당분간 가파르게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정보 포털에 따르면 2009년 6만201명에 그쳤던 외국인 환자 수(실환자 기준)는 점차 증가해 2013년 20만(21만1218명)을 넘겼다. 이후 3년 만인 2016년에는 30만(36만4189명), 2019년에는 40만(49만7464명)을 넘어서며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더믹의 여파로 2020년 11만7069명으로 떨어졌지만, 빠르른 회복세를 나타내 2023년에는 60만5768명으로 팬데믹 이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특히 2024년에는 117만467명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