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1.7배 개발 이미 진행 중… 신계용시장 "기반시설 한계 초과, 전면 재검토하라"

과천시는 30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국군방첩사령부 부지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9800호)에 대해 "과천의 도시 여건과 시민 주거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일방통행식 행정을 멈춰야 한다"며 "해당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과천시의 반발은 단순한 님비(NIMBY)가 아니다. 숫자가 말해준다. 현재 과천에는 지식정보타운, 주암지구, 과천지구, 갈현지구 등 4개 대규모 공공주택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개발 면적을 합치면 기존 원도심의 약 1.7배에 달한다. 과천시는 "이미 행정적·물리적 수용 한계를 넘어선 상황으로, 추가적인 대규모 주택 개발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못 박았다.
핵심 쟁점은 기반시설이다. 과천시에 따르면 상수도, 하수처리시설, 소각시설 등 필수 기반시설은 이미 한계를 초과했다. 학교 신설 계획도,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도 뚜렷하지 않다.
과천시 관계자는 "기반시설 확충 계획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택지 지정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주택 공급은 시민의 주거환경 악화와 생활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통 문제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지식정보타운 조성 이후 인구와 입주 기업이 급증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상습 정체가 일상이 됐다.
과천시는 "과천과천지구와 주암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 교통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추가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교통시스템 붕괴는 물론 도시기능 전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부담도 뼈아픈 대목이다. 현재 지식정보타운 등 공공주택지구 내 공공시설과 주민편익시설 확충에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과천시가 떠안고 있다.
과천시는 "앞으로 개발되는 신도시에도 막대한 재정이 요구되는 만큼 시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이는 시민 복지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천시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비협조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2020년 정부의 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공급 계획 당시에도 과천시는 무조건 반대가 아닌 '조정'을 요구했고,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과천과천지구 3000여세대, 갈현지구 1000여세대를 추가 공급하는 방향으로 조정한 뒤 당초 계획이 철회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과천시 입장이다.
과천시는 이번 택지 지정이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무리한 공급 확대는 오히려 투기적 수요를 자극해 지역 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기존 주민들의 주거 불안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과천 중앙동에 20여년째 거주 중인 주모씨(50대)는 "기반시설 인프라가 부족한데 무작정 아파트만 공급한다는 것은 무슨 계획인가"라고 반문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과천에는 대형 쇼핑몰, 병원, 극장 등 그 흔한 기반시설이 하나도 없다", "경마장은 과천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 지대"라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정작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행보는 과천시와 온도차가 크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같은 날 "국정 제1동반자로서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준비한 정책"이라며 협조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가 국토부에 요청한 것은 과천시의 반대 입장 전달이 아니라 "경마장 이전 시 도내로 옮겨 달라"는 것이었다. 연간 2000억원에 달하는 레저세를 도내에 유지하려는 포석이다. 과천시 입장에서는 '뒤통수'로 읽힐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신계용 시장은 "시는 도시개발사업에서 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며 "정부는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와의 실질적인 협의와 충분한 사전검토를 통해 해당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