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빨아들인 메모리, 급등세⋯차ㆍ폰ㆍPC까지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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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칩 가격 반년 만에 2배↑ 전망
자동차 업계 ‘패닉 구매’ 우려 고조
폰·PC, 가격 6~8% 인상 관측도
메모리 공급 3사에 90% 이상 집중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모형.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투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폭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에 경색이 생겼고, 메모리 칩 가격이 반년 만에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패닉 바잉’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과 PC 가격이 최대 8%로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인용한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작년 10~12월에 40~50% 상승했으며, 올해 1~3월에도 비슷한 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이를 합치면 반년 동안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하는 셈이다.

메모리 부족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지만 수급 균형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미국 S&P글로벌의 제레미 부샤르 자동차산업 애널리스트는 닛케이에 “자동차 업계에 ‘패닉 바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의 부족 현상에 대한 불안감으로 필요량 이상의 메모리를 주문해 쌓아두는 이른바 ‘화장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수차례 반도체 공급 부족에 시달리며 차량 인도 지연을 겪어왔다. 메모리가 부족해질 경우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수급 부족 현상은 자동차 산업에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 1대당 25~150달러 상당의 D램이 사용되는데, 가격 상승은 제조사에 곧 비용 부담으로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메모리칩 가격 상승으로 애플·삼성전자·레노버 등 스마트폰 및 PC 제조사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조사 기관 IDC의 분석에 따르면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올해 스마트폰과 PC 판매 가격이 6~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의 구매 심리가 위축돼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비해 판매점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의 주된 배경에는 AI 투자 붐이 있다. 엔비디아 등이 공급하는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라 불리는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 등 빅테크 기업들이 GPU를 대량 구매하면서 HBM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배경이다.

메모리 업체에 있어 HBM은 수익성이 좋은 ‘효자 상품’이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한국의 SK하이닉스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증산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AI용 메모리 공급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스마트폰이나 PC 등 기존 전자제품용 메모리 공급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론의 마니시 바티아 수석부사장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AI 수요가 업계 전체가 대응 가능한 생산 능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의 메모리 부족은 정말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메모리 공급은 소수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단기 기억용 D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마이크론 3사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이 HBM 중심의 AI 전략을 강화하면서 D램 공급이 불안정해지는 구조다.

더 나아가 AI 투자는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조사 기관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내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2024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도화된 AI 데이터 처리에는 첨단 GPU가 필수인 만큼, 메모리 부족 상황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나온다.

닛케이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반도체 부족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면서 이후 각국 정부는 반도체를 경제 안보상의 전략 물자로 간주하고 자국 내 생산 지원을 강화했다”면서 “메모리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 시설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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