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유보⋯독립성은 지켰지만 '권한 통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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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지위 유지 속 ‘민주적 통제’ 강화
확대된 감독 권한에 책임성 요구 커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정부가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민간기구로서의 독립성은 유지하게 됐으나, 금융위원회를 통한 경영 통제와 감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9일 회의를 열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정부는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만 지정 시 감독 업무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과 별개로 정부는 금감원 운영 전반에 대한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감원의 권한은 지속해서 확대된 반면, 경영 관리의 불투명성과 권한 행사의 적정성에 대한 외부 비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기관 지정 대신 주무 부처인 금융위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으로 채택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금감원의 공공성·투명성 관련해 외부 지적들을 고려해 보면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중론”이라며 “통제 수준은 공공기관 지정에 상응하거나 ‘플러스(+) 알파’ 수준으로 관리하되 통제는 주무 부처가 하는 게 더 실효적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재부의 포괄적 관리보다 금융 당국의 직접 통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에 금융위가 금감원의 인사와 예산 권한을 확실히 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금감원의 정원, 조직, 예산, 복리후생 등 경영 전반을 공공기관 수준 이상으로 엄격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논란이 됐던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세부 내역 공개가 의무화되 방만 경영 소지가 있는 복리후생 규율 대상 항목도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이번 유보 조치는 조건부 성격이다. 정부는 강화된 관리 조치들의 이행 여부를 점검한 뒤 내년 공운위에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향후 쇄신 방안의 이행 실적이 내년도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의 법적 지위와 권한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 조직 형태를 띠고 있으나 사실상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인 만큼 이에 부합하는 책임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금감원이 민간 기구임에도 검사 및 제재 등 공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금융위가 원칙적인 차원에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조직이 분리된 상태에서 금감원이 커지다 보니 갈등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상호 협의점을 찾아 나가야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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